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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대의 품격] 문명은 언제나 '입'으로 갈라서고 '칼'로 봉합!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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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신성대 논설위원]
‘선비’란 말이 있다. ‘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 우리말이라 한다. 비슷한 말로는 ‘선달’이 있다. 순 우리말인지 원나라 때 들어온 몽고말인지 그 어원이 분명치는 않지만 ‘사(士)’ ‘유(儒)’ ‘언(彦)’을 ‘선비’로 해석한다. 벼슬한 선비는 ‘사대부(士大夫)’라 불렀는데 바로 ‘양반(兩班)’이다.

한데 양반은 문반

(

文班

,

東班

,

鶴班

)

과 무반

(

武班

,

西班

,

虎班

)

을 일컫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비







문사

(

文士

)’

로만 인식하지



무사

(

武士

)’

로는 선뜻 수긍하지 못한다

.

교수나 교사는 당연히 선비라 여기지만 군인이나 경찰에게는 선비란 말을 붙이길 꺼려 한다

.

이공계 기술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

조선시대 '숭유억무

(

崇儒抑武

)'

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

조선에서의 사

(



)

란 곧 문사

(

文士

)

를 일컫지만 일본이나 유럽은 무사

(

武士

),

즉 기사

(

騎士

)

를 이르는 말이다

. ‘

신사

(

紳士

)’

란 말도 허리나 가슴에 띠를 두른 기사를 이르는 말이다

.

그러니까 서구의 사대부 쯤 되겠다

.

중국도 한

(



)

나라 이전

,

그러니까 과거제도가 실시되기 전까지는 문무

(

文武

)

의 구별이 없었다

.

원래 문사

(

文士

)

는 사

(



)

가 아니었다

.

그냥 제후나 귀족의 가신인 집사

(

執事

),

아전

(

衙前

),

서리

(

書吏

)

였다

.

신라의 화랑

,

서양의 기사

,

일본의 사무라이는 문무겸전의 완성적인 인격체였다

.

허나 중국과 한국은 과거제도를 시행하면서 문무

(

文武

)

가 구별되고 그에 따라 편향된 인격을 갖게 된 것이다

.

한국인의 편협하고 고집스럽고 배려심 없는 근성과 반쪽짜리 세계관은 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선비정신은 '칼'의 정신이다

.

공자

(

孔子

)

도 칼을 차고 천하를 주유했었다

.

칼을 차지 않은 사람은 선비가 아니었다

.

그러니까 상무숭덕

(

尙武崇德

)

의 무인정신이야말로 진정한 선비정신이라 할 수 있다

.

문민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 땅의 수많은 정치인들이 갈등 치유와 화합을 부르짖었지만 기실 다 헛소리였다

.

속을 들여다보면 그 반대

.

갖은 명분을 내걸고 좁쌀 하나라도 쪼개서 자기 몫을 챙기기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

결국 갈라치기 위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

가장 손쉬운 게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일이다

.



(



)

은 쪼개지는 성질이 강한 반면 무

(



)

는 하나로 합치려는 성질이 강하다

.

신라의 화랑들은 하나됨을 위해 투쟁했지만 조선 선비들은 쪼개지기 위해 싸웠다

.

진정한 하나됨

,

화합

,

통일은 개개인의 문무겸전

,

즉 완성된 인격체에서 나온다

.

그런 나라 국민들은 굳이 화합이란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

단언컨대 문

(



)

이 화합한 적은 인류사에 단 한 번도 없다

.

문명은 언제나 입으로 갈라서고 칼로 봉합해왔다

.

당연히 혁명이나 창업은 무사 혹은 무사적 기질을 가진 자의 몫

.

개화기 일본의 하급 사무라이들이 상업과 무역에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다

.

당시 일본은 젊은 사무라이들이 서구 선진문명을 배워와 개혁을 주도했다

.

그 과정에서 저항하는 수구 세력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해 결국은 유신을 성공시켰다

.

반면 조선은 글 읽던 샌님들을 유람단으로 보내는 바람에 실패했다

.

여행기를 남기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었던 것이다

.

겨우 용기를 내어 갑신정변을 일으켰지만 뒷감당도 못하고 사흘 만에 제 한 목숨 건지고자 줄행랑쳐 버렸다

.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

아니 실패한 친위 쿠데타가 딱 그 꼴이다

.

나라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썩어가고 있다

.

여기저기 푹푹 꺼지는 씽크홀처럼

!

전혀 유능해보이지 않는 대통령과 공무원들이 그저 일 하는 척

,

제 안일만 좇고 있다

.

떼지어 멱살잡이로 갈 데까지 가야하는 애국시민들

.

어부지리 기회만 엿보는 정치인들

.

고자질과 배신이 난무하고 있다

.

민중주의인지 민주주의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된다

.

이 좁은 반도의 민족은 영원히 혼돈의 굴레를 숙명으로 살아야 하는가

?

아니다

.

지난날 통일신라가 그랬고 그리스

,

로마가 그랬듯 반도국가도 최고의 번영을 구가할 때가 있었다

.

해양으로 내달릴 때는 번성했고

,

대륙의 기생살이로 움츠릴 땐 쇠락했다

.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도 작게는 두 양아치 정치인들의 상투잡이이지만 크게 보면 대륙문명과 해양문명의 충돌이라 할 수 있다

.

이에 대한 개념 부재와 혼동 속에 만들어진 짝퉁 보수

,

짝퉁 진보가 엄동설한에 서로 멱살 잡고 뒤엉켜 지금 길바닥 민주주의의 막장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

민주주의는 주인의식을 가진 국민들에게나 가능한 정치체계이다

.

주인은 떼를 짓지 않는다

.

국민화합

,

남북통일 운운하기 전에 문무통일부터 해서 편가르기 좋아하는 국민성부터 바꿔야 한다

.

반도굴기

(

半島崛起

)!

민주주의는 해양문명이다

.

고개를 밖으로 돌려야 나라가 산다

.

#한남동관저, #윤석열체포, #백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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