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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한국 다방의 상징이었는데…이제는 러시아에서 대박 난 '한국 식재료'


이 파우더 크리머는 한때 한국의 다방 문화를 상징하는 제품이었다. 1970~80년대 다방 커피의 필수 재료로 쓰였던 프리마는 설탕과 함께 넣어 달달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역할을 했다. 1974년 동서식품이 국내 최초로 파우더 타입 크리머를 개발하면서 프리마는 빠르게 대중화되었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맥심, 프렌치카페 같은 인스턴트 믹스커피가 대세가 되면서 따로 크리머를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블랙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건강을 이유로 크리머 대신 우유나 두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프리마의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또한 다방 문화가 쇠퇴하고,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프리마는 잊혀져갔다.
◈ 러시아에서 만능 조미료로 자리 잡다
그러나 한국에서 인기가 줄어든 프리마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프리마가 단순한 커피 크리머가 아니라 만능 조미료로 활용되고 있다.
러시아는 유제품 소비가 많은 국가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신선한 우유를 쉽게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 속에서 프리마는 신선한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인들은 프리마를 커피뿐만 아니라 홍차, 시리얼, 오트밀, 수프 등에 넣어 먹으며, 요리에서도 우유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크리미한 맛을 내는 데 효과적이어서 고소한 풍미를 더하는 용도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프리마가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1990년대 초반, 구소련이 붕괴된 후 한국에서 러시아로 다양한 식품이 수출되었고, 프리마 역시 그중 하나였다. 당시 러시아에는 서구식 크리머 제품이 많지 않았고, 한국산 프리마는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했다.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러시아인들에게 익숙한 맛이 되었고, 지금도 대형 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꾸준하다.
◈ 중앙아시아에서도 꾸준한 인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변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프리마의 러시아 시장 내 판매가 일시적으로 주춤하기도 했다.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와 공급망 차질로 인해 한국산 제품을 포함한 외국 브랜드 제품의 유통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프리마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여전히 높았고, 대체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다시 판매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내 물류 및 수입 구조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프리마의 인기가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현지 유통업체들은 프리마의 공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