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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희생양이 포드 ‘픽업트럭’?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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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조치가 발효되면서 미국 내에서 자동차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역설적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4월11일(현지 시각) 포드 F-150 트럭이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작년 4월11일(현지 시각) 포드 F-150 트럭이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드 F-150이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품목 중 하나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이자 포드의 주요 수익원인 F-150은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은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차량 중 하나다.

포드는 지난 2014년 F-150을 공개하며, 차체와 적재 공간 대부분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알루미늄을 더 많이 사용해 차체 무게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러한 이유로 전기자동차(EV) 제조업체인 테슬라도 차량 프레임 등에 알루미늄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고품질 알루미늄의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조달한다는 점이다. 알루미늄 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는 1차 알루미늄의 75%가 캐나다에서 공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포드는 알루미늄 시트 대부분을 미국의 압연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는 원재료인 1차 알루미늄을 캐나다에서 공급받고 있다. 다만, 철강의 90%는 미국에서 전적으로 공급되므로 알루미늄에 비해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포드 대변인은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산 자동차용 알루미늄을 조달하기 위한 공급망을 개선하는 데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산 자동차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평균적인 미국 차량의 알루미늄 사용량은 약 30% 증가했으며, 올해는 500파운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클레이즈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가 적용되면 자동차 한 대 당 생산비는 평균 400달러(약 58만원) 정도 늘어날 수 있다.

미국이 캐나다에 1차 알루미늄을 크게 의존하는 이유는 높은 전기료 때문이다. 알루미늄 제련소는 운영비의 약 40%를 전기료가 차지할 만큼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는데, 전기 비용 상승으로 미국에서 알루미늄 제련소를 가동하는 것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 반면, 캐나다에서는 수력 발전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련소를 가동할 수 있다.

컨설팅 회사 더커 칼라일의 글로벌 자동차 실무 책임자인 베르트랑 라코토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금속 고정 가격 계약을 맺고 있어 관세가 자동차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몇 달 뒤에 나타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결국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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