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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외래 교란종인 줄 알았는데…알고보니 토종이었다는 천안서 발견된 '이 생물'
위키트리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 4월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이 병천천 은석교 인근에서 발견했다고 밝힌 가재 3마리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토종가재와 유전형질이 95% 이상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형적인 특징으로도 미국가재로 보기 어려웠다. 미국가재는 집게에 돌기가 많고 이마뿔이 뾰족하지만 병천천에서 발견된 개체는 매끈한 집게와 납작한 이마뿔을 가진 토종가재의 전형적인 형태였다. 연구진이 병천천 약 11.6km 구간을 직접 조사했을 때에도 따로 미국가재는 관찰되지 않았다.
국립생태원은 청정하천으로 알려진 병천천에서 미국가재가 발견됐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며 불필요한 불안이 커지고 잘못된 정책이 시행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시민 과학이나 시민단체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은 위험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히며 "여기에 전문가 검증이 더해져야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1997년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처음 발견된 기록이 남아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경기 파주시 모산저수지, 충북 충주시 신덕저수지, 영산강 지류 지석천, 섬진강 유역 등지에서 880마리가 사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민물가재는 머리와 가슴 부분이 합쳐진 두흉부와 꼬리 부분으로 이루어진 갑각류로, 담수환경에 서식하는 특징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흐르거나 고여 있는 물 속의 바닥, 돌틈이나 수초 주변, 나무 뿌리 아래 등 은신처가 있는 장소를 선호하며, 서식지의 수질이 나쁠 경우 개체 수가 감소할 수 있다.
먹이습성과 섭식행동
가재는 잡식성으로 식물성·동물성 재료 모두를 섭취한다. 주요 섭식 대상은 물속에 떨어진 낙엽, 죽은 식물잔사 등 유기물의 퇴적물과 함께 미세생물, 곤충 유충, 달팽이, 수생식물의 일부 등이다.
또한 식물성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수초나 침입 수생식물까지 섭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다양한 먹이활동은 가재가 단순히 먹히는 존재만이 아니라 생태계 내에서 적극적으로 물질 흐름에 기여함을 뜻한다.
생태계 내 기능과 영향
가재는 담수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학술문헌에 따르면, 이들은 수질 및 서식환경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종이 될 수 있으며, 먹이사슬의 연결고리이자 생태계 엔지니어의 역할도 겸한다. 바닥 퇴적물이나 낙엽을 분해하고, 유기물 순환 및 영양물질의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전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먹이인 작은 무척추동물이나 식물뿐 아니라, 가재 자신이 물고기나 새, 포유류 등의 먹이원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수생생물군과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생태적 위협 및 관리 시사점
비록 가재가 생태계의 핵심 구성원으로 기능하지만, 이들 또한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특히 외래종 가재의 유입은 토종 가재의 서식지·먹이 경쟁·질병 노출 등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서식지 오염, 수질 악화, 바닥퇴적물 변화 등 환경 변화 역시 가재의 생존과 기능 수행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재가 제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서식환경의 보전과 먹이망의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가재는 단지 민물에서 ‘잔잔히 살아가는 생물’이 아니라, 먹이사슬의 중심에 서서 물질 순환과 수질 유지, 생물다양성 지탱에 기여하는 값진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