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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장벽 투과하자"…퇴행성뇌질환 신약, 기술확보 경쟁
와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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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장애물인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BBB) 투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빅파마의 경쟁이 뜨겁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슈는 미국 바이오기업 매니폴드바이오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차세대 뇌혈관장벽(BBB) 셔틀 개발에 나선다.

매니폴드바이오는 신경계질환의 차세대 뇌 셔틀을 개발하기 위해 로슈와 전략적 연구 협력을 맺었다. 파트너십에 따라 로슈가 새로운 뇌 표적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매니폴드의 AI 유도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매니폴드의 엠디자인(mDesign)은 신경계 질환을 위한 여러 차세대 뇌 BBB 셔틀 개발에 활용된다.

로슈는 매니폴드에 5500만 달러(약 790억원)를 선지급하고, 향후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할 경우 최대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 이상을 매니폴드에 지급할 수 있다.

보리스 자이트라 로슈 사업개발 총괄은 "로슈는 15년 넘게 BBB 셔틀 분야에서 일해 왔고 BBB 셔틀이 항체 약리학 개선에 미칠 수 있는 상당한 영향을 입증했다"며 "가장 중요한 질병인 신경퇴행성 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매니폴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말했다.

BBB는 뇌와 혈관 사이에 위치해, 중요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유해한 물질이 뇌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선 큰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약물이 뇌의 BBB를 잘 침투할 수 있도록 돕는 셔틀 역할을 필요로 했다.

앞서 7월에는 중국 시로낙스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BBB 투과 기술에 대한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치료제의 뇌 전달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된 시로낙스의 BBB 교차 기술 'BDM(Brain Delivery Module) 플랫폼'을 노바티스가 인수할 수 있는 독점 옵션을 부여한 내용이다.

계약 후에도 시로낙스는 플랫폼을 사용해 선별된 치료 자산을 계속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시로낙스는 노바티스로부터 선급금 및 단기 지급금으로 최대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원)를 받을 수 있다.

지난 4월 국내 에이비엘바이오도 GSK에 뇌 전달 플랫폼 기술을 최대 3조9623억원(20억6300만 파운드) 규모로 기술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GSK와 새로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계약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받는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기술료) 규모는 약 1480억원이다.

계약의 중심 기술은 '그랩바디-B'다. 약물이 뇌의 뇌혈관장벽을 잘 침투할 수 있도록 돕는 셔틀 역할을 한다.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1 수용체(IGF1R)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BBB를 투과한 이중항체는 퇴행성뇌질환의 발병 원인을 공격,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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