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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오늘 귀국, ‘AI 세일즈 외교’로 경제영토 넓혀간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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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3박 4일 간 싱가포르·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로렌스 웡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AI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축으로 하는 미래 산업 협력 강화에 합의하고 2006년 발효된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공급망·녹색경제·디지털 통상 환경 변화를 반영해 업그레이드하는 개선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양국은 AI·원전·디지털·과학기술 분야에서 정부·기관 간 양해각서(MOU) 5건을 체결했으며 자율주행·공공안전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기업·연구기관 간 다수의 공동연구·비즈니스 협력 MOU를 맺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싱 AI 커넥트 서밋’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동반 성장으로 인공지능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AI 대항해 시대’를 열겠다”며 2030년까지 싱가포르에 3억달러 규모 글로벌 AI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IMF ‘2024 인공지능 준비도 지표’ 1위 국가인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사우스 AI 시장을 함께 개척하겠다는 구상이다.​

필리핀에서는 방점이 원전·방산·핵심광물로 옮겨갔다. 이 대통령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신규 원전 사업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조선·인공지능·디지털 전환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디지털·AI·방산·치안·문화 등 전략 분야에서 10건의 정부 간 MOU·약정에 서명했으며 마닐라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조선·원전·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민간 MOU 7건도 추진했다.
이번 순방을 통해 이 대통령은 아세안(ASEAN) 핵심국과의 정상외교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원전·방산·에너지 등 첨단 전략산업 협력의 물꼬를 트며 ‘경제 영토 다변화’와 ‘글로벌 사우스 실용 외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마다 대상국들과 AI 협력 방안을 거의 빼놓지 않고 주 의제로 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역대 정권이 전통적인 자원·인프라·방산 세일즈 중심으로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것에 비해 AI를 ‘최 상단 메뉴’로 얹는 외교 전략의 의미있는 변화로 보인다.

특히 싱가포르와는 2030년까지 3억달러 규모 글로벌 AI 펀드를 조성하고 공동 AI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AI 대항해 시대’를 선언함으로써 미국·중국이 장악한 AI 빅테크 게임이 아니라 ‘중견국 연합+글로벌 사우스 시장’이라는 다른 판을 깔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AI 시장에서 어정쩡한 포지션을 유지하느니 차라리 중견국 연합을 통해 독자적인 주도권을 확보하자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AI 주권과도 일맥상통하는 흐름이다.

싱가포르는 자체 빅테크를 키우기보다 글로벌 기업·자본을 끌어들이는 테스트베드와 규범 허브 전략으로 승부해왔다는 점에서 한국의 하드웨어·제조 기반과 맞물릴 경우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와 ‘AI Verify’ 같은 검증 도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규제·표준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한편 난양공대(NTU)를 비롯한 대학 연구 경쟁력으로 학술 생태계까지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마다 AI 협력을 사실상 ‘고정 의제’로 올리는 것도 이런 AI에 특화된 국가와 손잡고 한국의 반도체·클라우드·제조 경쟁력을 결합시켜 글로벌 사우스 시장으로 뻗어나가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또한 싱가포르와 AI 협력을 구체화한 것은 향후 정부의 새로운 국가 경쟁력과 경제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의미있는 점이다.

이번 싱가포르·필리핀 연쇄 방문은 중동·아프리카, 중남미로 외연을 확장해 온 이재명 정부의 글로벌 사우스 외교 구상을 동남아 핵심국으로 확장하는 ‘교두보 외교’로도 해석된다. AI·원전·방산·광물을 묶은 패키지형 세일즈 외교를 통해 경제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아세안과의 동반자적 관계를 강화해 외교·안보 네트워크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다음 해외 순방 예정지와 함께 그때 들고갈 가방에 어떤 국가 성장동력 의제가 들어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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