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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살예방 109 인력 부족 질타 및 확충 지시
투데이신문
이날 정 장관은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번에 연간 35만 건의 전화가 오는데 응대 인원의 정원은 150명인데 현재 인력은 103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자기 인생을 그만둘까 말까 고민하다가 전화를 했는데 시간 없다고 끊으면 더 죽고 싶을 것 같다”며 “10시간이라도 들어줘야 하는것 아니냐. 전화했는데 ‘띠띠띠’ 소리만 나면서 안받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국가 재정 역량이나 위상을 생각하면 (자살 위험에 빠진 사람이)죽을지 살지 전화를 한번 해봐야지 그러는데 돈이 없어서 못받았다? 말이 안된다”고 했다.
정 장관이 ‘적정 상담인원이 200명 가량’이라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100% 할 수 있는 정도로 확 늘려서 대응해주면 어떤가? 그러면 97명을 더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예산을 통해 해결하든지 민간지원을 받는 방안도 살펴보라”며 “민간 재원을 활용하는데 무리가 있으면 임시고용해서 파견해주는 방법도 있을 듯하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라는 것이 최소한의 역할이 있는 것”이라며 “국가 구성원이 죽겠다고 전화했는데 전화가 안된다? 말이 안된다”고 대책 강화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때부터 대통령실에 자살예방 관련 부서를 직속으로 두는 방안을 공약으로 검토할 만큼 자살예방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이날도 자살예방에 차질을 빚는 이유 중 하나가 ‘인력 부족’이라는 보고를 받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강하게 지시한 것이다.
현재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는 연간 약 35만 건의 상담 요청이 접수되지만 상담 인력은 103명에 불과하다. 적정 인력으로 제시된 200명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친다. 사실상 ‘연결되지 않는 상담망’이 방치돼 왔다는 의미다.

사실 문제는 단순한 인력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오랫동안 기록해 왔지만 대응 정책은 여전히 사후 관리와 단기 처방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전부터 가장 빈번하게 지적된 문제는 위기 대응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이다. 상담전화뿐 아니라 정신건강복지센터, 지역 기반 상담 인력 모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야간·심야 대응 역량이 취약해 ‘가장 위험한 시간대’에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의 장기적인 예방 중심 정책도 지속성있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정책은 자살 시도 이후 개입이나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돼 있지만 사회적 고립이나 경제적 위기 등 근본 원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청년 실업, 노인 빈곤, 고독사 문제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자살률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에도 정책은 분절적 단속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부처 간 협력 부족도 문제로 꼽히지만 이는 앞서의 두 가지 근본적 문제에 비하면 지엽적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자살예방 전담 조직을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도 부처 간 정책이 분산돼 있고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질책을 넘어 자살 예방 정책의 방향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일종의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추경 편성, 민간 자원 활용, 임시 인력 투입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담 대응 능력을 즉각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상담전화는 마지막 안전망”이라며 “여기서조차 연결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위기 대응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다. 과감한 인력 확충과 함께 지역사회 기반 예방 체계,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절박한 ‘전화 한 통’조차 연결되지 않는 부실한 자살예방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자살률 1위의 오명을 짊어질 것이다. 번번이 정책 우선 순위에서도 밀리고 인력 확충이라는 기본적 예산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살률 감소 정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