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읽음
잠실 개표소 봉쇄 5일째, 투표용지 부족 항의 속 인원 급감
위키트리
0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와 KBS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200여 명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오후 2000여 명 수준이던 참가 인원이 평일 오전 들어 크게 줄어든 것이다.

KBS도 이날 오전 7시 기준 현장 참가 인원이 약 200명까지 감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전날 밤 10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참가 인원이 1만 4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밤사이 인파가 빠르게 줄어든 셈이다.

지난 주말에는 수만 명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개표소 주변에 모였다. 그러나 평일이 시작되면서 학교와 직장으로 복귀한 참가자가 늘었고 현장 규모도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참가자들은 여전히 개표소 주변을 지키며 투표함 반출을 막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성조기 사용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평일 시위에서는 ‘Stop the steal’ 문구가 적힌 피켓과 MAGA 구호가 적힌 모자 등이 다시 등장했다. 주말 동안 ‘재선거’로 모였던 구호도 이날은 ‘부정선거 재선거’로 바뀐 상태다.
이는 이날 오전까지 현장에 남은 참가자 구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서울시 도시데이터상 같은 시각 올림픽공원 일대 실시간 인구 가운데 60대 이상 비율이 23.0%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수치에는 공원 방문객과 인근 지하철역·버스정류장을 지나는 유동 인구도 포함된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6시 20분쯤 경기장 정문 격인 1-3 입구 앞에서 ‘선거소청’ 팻말을 들고 다른 참가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재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선거무효 소청을 통한 법적 절차를 주장하는 흐름도 나타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의 선거무효와 재선거를 다투려면 상급 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하고 그 결정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현재 개혁신당은 선거 일부무효 소청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전날 서울동부지법에 각종 선거 사무용품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핸드볼경기장에 봉쇄된 투표함도 선거소송 관련 증거로 보전될 수 있다.

시위 참가자들이 며칠째 경기장 출입구를 점거하는 이유는 개표가 끝난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서다. 일부 참가자들은 투표함과 투표용지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경기장 안팎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착 상태를 풀 열쇠가 법원 판단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거보전 신청이 인용되면 법원이 투표함을 선거소송 관련 증거로 판단해 별도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위 전체를 이끄는 공식 주최 측이 없는 만큼 사법부가 개입하더라도 참가자들이 곧바로 봉쇄를 풀지는 미지수다.

봉쇄가 길어지면서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들이 입주한 경기장 사무실에는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등 여러 종목단체가 자리하고 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는 22일부터 인천에서 열리는 ‘2026 제24회 CMAS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준비가 한창인데 사무실 출입이 막혀 업무 차질이 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천시 등 관계기관과 주고받아야 할 자료가 많고 대회 점검 업무도 남아 있지만 사무실 컴퓨터를 쓰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USB나 업무 자료라도 반출하고 싶지만 시위 참가자들이 막고 있어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회계 담당자는 세금 신고 업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직원들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출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크고 작은 현장 상황도 이어졌다. KBS에 따르면 전날 오후에는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같은 날 오전에는 일부 참가자들이 경기장을 찾은 여자 핸드볼 유소년 선수들의 출입을 막고 신원 확인을 요구한 일도 있었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 경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시위는 평일 들어 규모가 줄었지만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대치와 선거소청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