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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푸드로봇, 조리 자동화 및 시장 성장
IT조선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월드 푸드테크 컨펙스(World FoodTech ConfEx) 2026’의 ‘Food X System’ 세션에서는 푸드테크와 로봇, 피지컬 AI의 결합에 대한 가능성이 논의됐다. 이번 세션은 손웅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고문이 좌장을 맡고,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박영천 유일로보틱스 상무, 정현기 비욘드허니컴 대표가 발표와 토론 세션에 참여했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은 이 자리에서 로봇융합 푸드테크 생태계의 고도화를 위한 정책 방향과 실증 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푸드테크에서의 로봇 생태계는 2019년 지능형로봇 3차 기본계획에서 제조현장 외 타 산업 도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이라며 “당시 정책과 시장의 움직임이 일치해 푸드테크 로봇 생태계가 구축됐고, 업계의 노동력 부족과 위생 문제를 해결하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푸드테크에서의 협동로봇은 생산성 향상의 실질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보급에 따라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협동로봇의 경우 푸드테크에 특화하면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다음 세대는 자동화를 넘어 AI 기반 자율제조 시대”라며 “지난해 8월부터 8개월간 진행한 AI 자율제조로봇 실증사업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비용에서도 새로운 수요처 발굴에 의미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푸드테크에서의 로봇 생태계 확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기술 발전과 현장 사용률 간 차이에서 오는 활용의 한계, 푸드테크 로봇 관련 인증 미비 등 규제 및 인증 장벽 등이 꼽혔다. 또한 빠르게 발전하는 로봇을 현장에 적용하는 SI(System Integrator) 전문 기업 부족도 문제로 지적하며 “기존의 IT 기반 SI에 기회를 열면 시장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협동로봇 시장 크기는 아직 크지 않다. 응용 시장을 키우고 협력을 강화하고 생태계를 만들어 시장을 키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천 유일로보틱스 상무는 이 자리에서 ‘피지컬 AI 기반 조리 로봇의 미래’에 대해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조리로봇 시장은 현재 48억달러(약 7조3329억원) 가량 규모로, 향후 2030년에는 79억달러(약 12조72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조리로봇 시장도 극심한 구인난이나 임금 문제 등으로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리로봇은 로봇 제조사와 프랜차이즈의 협업으로 선순환 생태계가 나오고 있다”며, 프랜차이즈나 단체급식, 누들, 카페 등을 핵심 영역으로 꼽았다.
박영천 상무는 현재 로봇에 대해 “반복노동을 줄이고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는 데 장점이 있지만 손익분기점이 길고 유지보수 부분이 단점”이라며, 병목의 근본 원인으로 하드웨어의 고정성, 엔지니어링 중심 설계, 인공지능과의 단절을 꼽았다. 그리고 차세대 로봇은 ‘피지컬 AI’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며, 창작과 고난도 조작을 수행할 수 있게 해 병목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조리로봇의 미래는 스스로 인지하고 통제하는 피지컬 AI 기반 지능화에 있다”고 제시했다.
정현기 비욘드허니컴 대표는 그릴 로봇 ‘그릴엑스(GrillX)’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그릴 요리 영역에 대해 “식당의 그릴 섹션 시장은 전 세계의 레스토랑 중 20% 이상이 그릴 섹션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수요가 크다”며 “고난도 기술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구인난도 심하고,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제시했다. 이어 “자동화 난이도도 높다. 동일한 방법으로 조리해도 원육의 편차나 외부 변수 영향으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그릴 요리”라고 덧붙였다.
그릴엑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식재료의 분자특성을 감지하는 다분광 이미지 센서와 AI를 조합해, 음식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조리하도록 했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가장 큰 과제는 ‘가격’으로, 기성 다분광 이미지 센서 가격은 3500만원 이상이었지만 이를 자체 구현해 15만원대까지 줄이고, 구동계도 로봇 암 자체 제작으로 2000만원대 기능을 300만원대에서 구현했다고 제시했다. 정현기 대표는 “핵심은 기술 수직개열화”라며 “공급 가격을 혁신할 수 있어야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비욘드허니컴은 ‘그릴엑스’가 이미 월매출 4억원대 기록과 미국, 유럽, 호주 등에 수출 실적을 거뒀고 글로벌에서 월 400개 이상의 인바운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핵심 전략으로는 “6배 저렴한 가격으로 20배 빠른 시장 침투”를 제시하며 “하드웨어를 4000달러에 공급할 수 있고, AI 모델을 월 299달러 구독 모델로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향후 그릴엑스 2.0은 기존의 협동 로봇을 넘어 주문이 들어오면 재료를 올리는 데서부터 조리 후 청소까지 하는 완전 무인화를 구현할 것”이라 덧붙였다.
AI 푸드로봇, 사용과 규제에 구체적 고민 필요할 시점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는 현장에서의 현실적 고민들이 언급됐다. 조영훈 원장은 규제 측면에 대해 “새로운 서비스에 어떻게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 지금은 신기술에 대해 규제 당국이나 진흥원이 선제적으로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흥과 규제 중 어디에 중점을 둘 지의 문제고,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풀어가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서비스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생각하고 새로운 규제는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면 적정성 여부에 많은 고민을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박영천 상무는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로 대변되는 AI 기술은 모든 기업에 생존이 걸린 문제다. VLA((Vision-Language-Action) 등의 연구는 모든 기관들이 다 할 것”이라며 “우리도 프로토타입이지만 비전 모델로 상황을 인지하고 모션으로 풀어내는 관점에서 AI 연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소기업 입장에서 연구인력을 유지하고 새 기술에 들어가는 투자에 대해서는 대기업보다는 부담이 있다. 진흥원이나 산업부 등에서 지원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 기업에 맞게 잘 도입하는 것이 과제”라 밝혔다.
로봇이 쌓을 ‘데이터’ 관련 문제에 대해 조영훈 원장은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로봇이 얼마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은 국산이 10여종 정도 있지만, 중국의 점유율이 높다. 학교 등에도 외산 로봇이 들어가 있다. 데이터를 쌓을 때 누구의 데이터를 쌓을지에 대한 문제에 봉착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최근 로봇 보급에 예산 확대 움직임도 있다. 국산 로봇에 대한 기반을 점검하고 데이터를 어떻게 쌓을 지, 양질의 데이터를 어떻게 걸러낼 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천 상무는 로봇의 AI 적용에 대해 “예전에는 서버에 AI 모델을 넣고 로봇을 네트워크로 연결했을 때 지연시간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기업들이 AI를 추상적인 수준으로 이야기한다. 어떤 것을 AI로 만들었을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직 조리로봇 시장은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지금은 있는 것들을 모두 펼치며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할 시기다. 시장 형성 이후 각 영역별 특화된 AI 데이터셋이 나오고, 경쟁력을 확보할 방법이 나와야 할 것”이라 제시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