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 읽음
서울 시내버스 노선 23년 만에 전면 개편, 내년 시행 예정
조선비즈
0
서울 시내버스 노선이 내년 전면 개편됩니다.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4년 시내버스 준공영제와 버스중앙차로를 도입하면서 현재 노선 체계를 만든 지 23년 만입니다.

지하철 노선이 늘어나면서 겹치는 버스 노선을 줄이고, 도심을 가로지르며 4~5시간씩 걸리는 장거리 노선을 손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부 구간에는 지하철 급행열차처럼 주요 정류장에만 서는 ‘급행버스’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시내 버스가 오가고 있다. /뉴스1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시내 버스가 오가고 있다. /뉴스1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연말까지 ‘서울 시내버스 노선 체계 전면 개편’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기존에는 2024년 시작한 용역을 올해 7월까지 끝낼 예정이었지만 5개월 연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애초 올해를 목표로 했던 시내버스 노선 개편 적용 시기도 1년 늦춰졌습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새로운 교통·야간경제 정책을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간 필요한 노선을 조정하고, 시민·학계 등의 의견을 들은 뒤 내년 새로운 노선 체계를 시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 시내버스 노선 개편 계획. /서울시 제공
서울 시내버스 노선 개편 계획. /서울시 제공

이번 개편의 핵심은 중복 노선과 지나치게 긴 노선을 줄여 버스 운행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 서울에는 396개 시내버스 노선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2004년 이후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해 도시철도망이 확충됐지만 버스 노선은 기존 틀을 크게 유지하면서 지하철과 버스가 같은 구간을 달리는 노선이 적지 않다는 게 서울시 판단입니다.

장거리 노선도 손질 대상입니다. 한 노선이 서울 곳곳을 길게 이어 운행하면서 교통 상황에 따라 운행 시간이 크게 늘고 배차가 불규칙해지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중복 구간 운행을 줄이면 같은 차량을 투입하더라도 버스가 한 노선을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져 배차 간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승객 입장에서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줄고 차량 한 대에 몰리는 승객도 분산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모든 정류장 안 서는 ‘급행버스’…DRT·자율주행도 확대

새로운 운행 방식도 도입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급행버스입니다. 모든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주요 거점에만 서는 방식으로, 일반 버스보다 빠르게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서울의 버스전용차로 상당수가 추월할 공간이 부족한 만큼 모든 구간에 도입하기보다는 추월차로가 확보된 곳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 '동작CALL버스'. /서울 동작구 제공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 '동작CALL버스'. /서울 동작구 제공

승객 호출에 따라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교통(DRT)도 도입 대상입니다. 정해진 노선과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는 기존 버스와 달리 수요가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운행해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식입니다.

자율주행버스도 확대합니다. 서울시는 현재 일부 구간에서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운행 구간과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초기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새벽·심야시간대 등을 중심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승객 많이 태우는 2층 버스는 ‘글쎄’… 서울 도심 정체 우려

반면 당초 검토했던 2층 버스 도입은 불투명해졌습니다.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울 도심에서는 버스전용차로의 폭과 추월 공간 등이 제한돼 일반 버스보다 오히려 교통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노선 개편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과도 연계됩니다.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홍대·광화문·DDP·명동·강남 등 주요 야간명소와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심야 ‘반딧불이버스’를 운행할 예정입니다. 운영 이후 이용 수요와 혼잡도를 분석해 수요가 많은 구간을 증차하고, 내년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연계해 노선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교통정책과 개편안을 반영하기 위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 시행 시기를 늦췄다”며 “보다 촘촘한 대중교통망을 형성해 버스 서비스를 혁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