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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기른 식재료로 요리 하는 삶! 셰프 이혜승의 팜투테이블 레시피
리빙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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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셰프 코리아 4>에서 TOP5를 차지한 뒤 셰프로서 화려한 경력을 이어갈 줄 알았던 이혜승 셰프는 4년 전 돌연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녀만의 지상낙원에서 건강한 식재료를 손수 길러내고 요리를 하는 삶.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연에서 건강하게 기른 작물들로 차린 이혜승 셰프의 팜투테이블.
고되지만 마음만은 편한 시골 생활
이런 곳에 사람이 살까 싶을 정도로 구불구불한 산길, 철제 대문을 여러 개 지나 몇 분간 올라가서 다다른 곳. 커다란 소 축사와 논을 지나면 음악당과 마당이 나오고, 좀 더 올라가면 소담한 집과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이혜승 셰프가 도심을 뒤로하고 4년째 자연을 벗 삼아 진정한 ‘팜 투 테이블’을 실천하며 사는 이곳은 그녀의 어머니가 수십 년간 손수 가꿔온 그들만의 파라다이스다. <마스터셰프 코리아 4>에서 TOP5를 차지한 그녀가 어머니가 있는 시골집으로 내려갈 당시만 해도, 잠깐의 휴식을 끝내고 그녀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선보이면서 메인 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하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행보는 좀 달랐다. “7년간 제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많이 지쳐 있었어요. 요리가 좋아서, 제가 만든 요리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그 외의 일들로 마음이 많이 무너져 내리더라고요. 마침 운영하던 레스토랑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어 더 이상 그 자리에서 운영할 수 없게 됐고, 당분간 쉬려고 내려온 게 벌써 4년이 지났어 요.”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그녀와 어머니의 일이다. 물이 필요하 면 직접 호스를 연결해야 하고, 고장 난 곳도 직접 수리해야 한다. 텃밭을 일구는 것도, 정원을 가꾸는 것도 모두 그들의 몫. 매일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 시골 생활이지만 마음만은 편하다.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는 시간에 쫓기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부담도 컸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달라요. 일은 많지만 지금 당장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은 없어요. 지치고 힘들면 쉬어가도 되고, 게으름을 피우면서 즐겨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떠밀리듯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정말 좋아요.”
키워보고 싶던 작물이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작물을 텃밭에서 직접 기르면서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넓히고 있는 이혜승 셰프.
그녀가 만든 허브 버터에 화룡점정의 아름다움을 더한 것은 마당 한쪽에서 자라는 한련화다.
허브 버터
“명이나물 외에도 다양한 허브를 사용하면 좋아요. 꿀과 레몬을 넣으면 아이들도 좋아하고요. 무염버터라면 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더하세요.”
“물의 양을 적게 잡으면 대파의 식감이 살아나고, 물을 넉넉히 부어 뭉근하게 끓이면 수프처럼 부드러워져요. 안초 비가 없으면 간장이나 멸치 액젓으로 대체해보세요.”
“버섯이나 시금치, 당근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해도 좋아요. 파이지를 굽는 것이 어렵다면 오븐용 컵에 파이지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만 붓고 구워도 됩니다.”
요리를 하는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에게는 온갖 식재료가 귀하다. “요리할 때는 정작 한 뿌리만 있으면 되는데, 시중에서는 한 묶음씩 판매하니까 남은 식재료를 소진하려고 애쓰게 되죠. 이곳에서는 요리할 때 필요한 만큼만 수확해서 바로 사용하니 식재료를 낭비하는 일이 없어요. 밭에서 갓 따온 신선한 채소니까 맛도 물론 좋고요.” 식재료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는 예쁘게 생긴 것, 벌레 먹지 않은 것을 고르는데 기준을 뒀다면, 이곳에서는 싱싱하고 맛이 좋으면 생김새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저와 가족이 먹을 작물이니 농약이나 제초제 등을 뿌리지 않고 키워요. 이 때문에 작물의 모양이 제각각이고, 벌레 먹은 것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것이 건강한 먹거리이니 감사히 먹게 되더라고요.” 진정한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을 실천하면서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그녀. 앞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녀 자신이 경험한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저의 테이블이 자연을 만나 더욱 행복하고 건강 해졌어요. 그래서 제게는 테이블투팜(Table to Farm)이 더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일지도 모르겠고 먼 곳까지 찾아올지도 장담할 순 없지만, 사람들에게 저만의 ‘테이블투팜’을 소개하고 싶어요. 손님이 직접 밭에서 먹고 싶은 채소를 먹을 만큼만 캐 오면 제가 요리를 해주는 거죠.” 도심에서 하던 레스토랑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고. 그래서 언제 오픈할 것이라는 기약도 없다. 메뉴도 따로 정해두지 않고 제철 재료에 맞게 바꿀 예정.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도, 요리하는 그녀 자신도 행복하고 건강한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

저의 테이블이 자연을 만나 더욱 행복하고 건강해졌어요.
그래서 제게는 테이블투팜(Table to Farm)이 더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일지도 모르겠고 먼 곳까지 찾아올지도 장담할 순 없지만,
사람들에게 저만의 ‘테이블투팜’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혜승 셰프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는 산길을 반려견 벨라와 함께 내려오고 있다.
이혜승 셰프와 어머니의 지상낙원을 정겹게 만드는 풍경들.
코코뱅
“텃밭에서 갓 딴 허브를 넣어 닭의 잡내를 잡았어요. 부드러운 매시트포테이토를 곁들이면 조화로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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