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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커브에 강했고 볼카운트가 불리해도 홈런을 뿜었다[SS집중분석]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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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최근 나흘 사이 펫코파크에서 2개의 결정적인 홈런을 뽑으며 팬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2개의 홈런이 모두 팀 승리에 기여한 결정적 대포였다.

20일 신시내티 레즈전 투런 홈런은 8회 말 5-5 동점 상황에서 터져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5개의 홈런 가운데 유일한 결승포다. 23일 아치는 LA 다저스 라이벌전에 터진 대타 홈런이다. 2-0 앞선 5회 말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의 대타로 등장해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로부터 굳히기 홈런을 뽑았다. 팀이 3-2로 이겨 김하성의 홈런이 결승점이 됐다.

커쇼는 은퇴 후 미국야구기자단 투표 자격 첫 해에 명예의 전당이 확실시되는 리빙 레전드다. 커쇼는 김하성을 얕잡아보다가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보통 홈런 타구는 투수가 안다. 투수의 손에서 볼이 떨어지고 타자가 스윙할 때 홈런은 아차하며 머리를 떨군다. 그러나 커쇼는 김하성이 홈런 때 타구를 응시했다. “이게 홈런이야”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완벽한 실투였다.

김하성을 맞아 커쇼는 초구 91마일(146km)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2구는 낙차 큰 74마일(119km) 커브를 던졌다. 김하성은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큰 헛스윙을 했다. 커쇼는 이 때 김하성이 커브에 약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대타가 등장하면 투수코치는 항상 마운드에 올라와 타자의 장단점을 알려준다. 김하성이 들어설 때 다저스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가 올라왔다. 이어 3구 거의 같은 코스에 또 다시 74마일 커브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잡으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김하성은 한 번 속지 두 번 속을까. 힘차게 바람을 가르며 펫코파크 죄측스탠드에 타구를 떨어 뜨렸다.
커쇼는 데뷔 초반에 빠른 포심과 낙차 큰 커브가 주무기였다. 이 때는 투구수가 많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쌓이면서 슬라이더가 주 레퍼토리가 됐다. 구속이 떨어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두 가지 구종으로 타자를 공략하는 스타일로 변했다. 포심과 슬라이더다. 커브는 한 경기에 5개 안팎으로 빈도수가 적다. 커쇼의 슬라이더가 위력적인 것은 직구와 구속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2,3마일9(3.2~4.8km) 차이에 불과하다. 타자는 슬라이더가 포심처럼 느껴져 스윙을 하고 삼진의 제물이 된다. 볼의 빠르기에 비해 삼진이 많은 이유다. 94.1이닝 동안 삼진이 111개다. 매우 높은 수치다. 커쇼가 볼카운트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0-2에서 슬라이더를 구사했다면 홈런이 아닌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김하성은 이날 현재 타율 0.217 홈런 5 타점 21개다. 아직 KBO리그에서 과시한 타격이 정상을 되찾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꾸준히 출장하면서 타격감을 잃지 않고 팀에 결정적 홈런포를 안겨줘 팀 공헌도가 매우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수비에서의 활약은 만점이다.

현재 5개의 홈런을 보면 선발투수에게 3 구원투수에게 2개를 뽑았다. 펫코파크에서 3 원정에서 2. 우완 4 좌완 1개다. 좌완은 커쇼가 유일하다. 샌디에이고 제이시 팅글러 감독은 대타로 활용할 때 김하성에게는 매치업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우타자가 우완에게 4개의 홈런을 뽑았으니까. 볼카운트도 불리할 때 대포를 뿜었다. 0-2에서 1개 1-2에서 2개, 1-1, 초구 각각 1개다. 구종은 커브 3, 슬라이더 1, 커터 1개다. 커쇼는 김하성이 커브에 강하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홈런의 질에서 아쉬운 대목은 5개가 모두 좌측이라는 점이다. 좌중간이 1개 포함돼 있다. MLB에서 파워의 척도는 반대편 홈런이다. 즉 우측 홈런이 요구된다. 경기를 거듭하면 결국 바깥쪽 승부를 하게 된다. 바깥쪽 볼을 밀어서 우측 스탠드에 꽂아야 파워히터로 평가받을 수 있다. 아울러 5개의 홈런 가운데 가장 빠른 볼이 커터로 92.5마일(149km)였다. 이제 95마일(153km) 이상의 패스트볼도 터질 때가 됐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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