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3 읽음
'스텝 바이 스텝' 최재형, 윤석열과 상반된 행보
더팩트
0
정치 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출발부터 달랐다. 최 전 원장은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윤 전 총장과 달리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사퇴 17일 만에 속전속결로 국민의힘 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당내 인사들과 만나 접촉면을 늘리는 행보를 이어갔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0일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당직자들에 이어 이틀 뒤인 22일 김태호·한기호 의원 등을 예방했다. 직접 국회를 찾아 몸을 낮추며 소통하는 방식을 취했다. 신인 정치인이자 당원으로서 상견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당에 녹아들어 가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가 정계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더군다나 당내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교류를 통해 우군을 확보하는 과정을 밟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 진해 출신인 최 전 원장은 입당한 뒤 첫 행보로 부산을 찾아 같은 당 김미애 의원을 비롯한 지역구 당원들과 쓰레기 줍기 활동을 벌였다. 이미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정 전 의장도 부산 토박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최 전 원장이 당내 지지 세력을 넓히며 PK 지역 세 확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여당 텃밭인 광주와 보수 본산으로 불리는 대구 등을 방문, 민심을 청취했던 윤 전 총장의 행보와 대비된다. 윤 전 총장은 거침없는 대권 행보로 외연을 넓히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에도 민생행보 일환으로 서울시간호사회를 찾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을 다독였다.
이언근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흐름인데, 이런 상태로 유지된다면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갈 수도 있다"며 "지지부진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국민의힘 당원이나 보수층이 대안을 조금 더 강력하게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 전 원장으로서는 윤 전 총장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꼭 손해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 자체로 주목받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인지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어서다. 윤 전 총장이 실언 논란과 '처가 악재' 영향 등으로 위기에 처했지만, 여전히 부동의 '야권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 속으로 들어간 최 전 원장이 당의 지원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광폭 행보를 벌이면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보다 도덕성 측면에서 논란이 적다는 점과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나름의 장점을 갖춰 신선한 인상을 준다는 얘기도 있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