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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족과 함께 떠나기 좋은 독채 겨울 스테이 추천 5
리빙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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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겨울 추위와 강화된 방역 조치까지 여러 모로 외부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 이 겨울. 여행지 찾기도 만만치 않다. 가족과 함께 떠나기 좋은 전국 곳곳의 따스한 독채형 스테이를 찾았다.

유선관
수행자의 마음으로 찾는 스테이
1914년 지어진 한국의 첫 여관, 유선관은 본래 천년 고찰 대흥사를 찾는 객과 수행자가 하룻밤 묵어가는 장소였다. 1970년 일반에게 공개된 이래 명맥을 유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던 이 장소는 최근 공간과 서비스를 개편하며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스테이 공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BAE 컬쳐가 브랜딩을 담당하고 건축가 김대균이 세월의 때를 털어냈다. 투숙객을 대상으로 예약 운영하는 프라이빗 스파에서는 너른 창을 통해 천혜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고, 한 방에 2명씩 지낼 수 있는 객실은 8개로 넓혔다. 한지로 도배해 자연스러운 멋을 갖춘 깨끗한 객실은 목화와 명주로 만든 베딩을 사용해 ‘꿀잠’을 잘 수밖에 없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누구나 제일로 치는 것은 신록의 유선관이나 겨울에도 좋다. 정성껏 차려 내준 조식을 먹고, 유선관 안에 있는 카페 ‘유선’에서 따끈한 차 한 잔도 즐기기며 해남의 풍류를 즐겨보길 권한다.
요즘 좋다 하는 스테이들의 공통점이란 집을 가꾸는 이의 진심이 여실히 묻어난다는 점이 아닐는지. 제주 서쪽 한경면에 있는 ‘일상의 집’은 흰 벽면과 빨간색 지붕이 마치 빨강머리 앤이 사는 어떤 마을을 연상케 하는 2층 목조주택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단정하게 놓인 목재 기물과 디자인 가구가 따뜻하게 사람을 맞이한다. 다이닝 룸과 주방, 거실이 있는 1층을 지나 2층에 오르면 지붕의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천장을 지닌 따뜻한 침실이 있다. 주인장은 이곳을 SNS용 포토존이 아니라, 집 안 구석구석 삶이 묻은 듯하게 만들어 ‘누군가에게는 평생 기억될 장소’가 되기를 의도했다고. 넓은 공간과 집 안 구석구석의 미감을 만끽하며 즐기는 가족과의 집콕 제주 여행을 계획하기 좋은 곳이다.
프랑스어로 고요와 평온을 뜻하는 키에튀드(qui etude)는 경상북도 안에서도 비교적 관광객의 발길이 드문 지역인 청도에 있다. 천주산을 따라 굽이굽이 골짜기를 넘고 산중턱으로 오르면 집 한 채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림에 나올 것 같은 박공 지붕, 얇은 처마 곁으로는 나무로 지은 테라스도 있다. 건축 디자인과 토목을 전공한 주인장 부부가 귀농해 밭을 일구면서 지은 이 시골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곳은 남서쪽으로 난 큰 창이 햇빛을 집 안 깊숙한 곳으로 들이고, 창 너머로는 계절의 정취가 시시각각 다르게 펼쳐진다. 겨울 키에튀드의 즐거움은 숲이 보이는 창 아래 빈티지 오디오, 빔프로젝터와 함께 깊고 으슬으슬한 겨울 시골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이 정취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으니 항상 인스타그램을 주시하며 예약 눈치 게임을 게을리하지 말 것.
전북 지역을 여행할 때엔 반반한 모습의 한옥 마을을 거니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도로 구획이 잘된 한갓진 길목을 거닐다 보면 이상하리만치 세상 돌아가는 일에 너그러워지며 평정심을 되찾게 되기도 한다. 1970년대 계획된 완주의 한옥 마을도 예외가 아닌데, 특징이라면 길을 거닐며 넓어진 마음의 그릇을 뜨끈하게 채워줄 스테이 공간이 있다는 점. 노송오재는 마당에 늙은 팽나무가 서 있고 툇마루에서 별과 달을 볼 수 있는 생활 한옥을 현대인의 휴식에 맞게 리노베이션한 곳이다. 돌 사이로 따끈한 물이 떨어지는 자쿠지, 아늑한 천연 라텍스 매트리스, 침실에 있는 빔프로젝터에서 나오는 넷플릭스까지. 서울의 트렌디한 호텔을 연상케 하는 서비스와 섬세한 접객 시스템은 아이는 물론 어른들을 모시고 와도 좋을 만한 환경을 제공한다. “숙소가 너무 좋아 바깥 구경을 하지 않았다”는 후기가 많을 정도이니, 다른 구경은 모두 마치고 입소해 노송오재를 오롯이 즐길 것을 권한다.
제주도 월령리 골목길 안쪽, 고요한 스테이 월령지헌(月亮之軒)이 있다. 고요한 길을 걸어 입구를 지키는 고목과 풀꽃이 풍기는 향을 맡으며 들어서게 되는 곳. ‘달의 집’이라는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는 삶을 관망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흙과 나무로 만든 기물과 자연스러운 질감의 벽면이 고단한 밥벌이를 위로하고, 차분하게 한 톤 내려앉은 색과 빛은 일상으로부터 피안해 가족이 도란도란 이야기할 자리를 마련한다. 섬세하게 고른 듯한 고운 세라믹 식기와 얇은 유리잔, 차 마시는 시간을 위한 다기까지 준비되어 있어 굳이 밖으로 나서지 않아도 마음 넉넉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최근 이 고요함을 즐기려는 여행객으로 인해 점점 예약이 어려워지고 있다니 서둘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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