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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부터 제작·감독까지…'규정'되길 거부하는 정우성[SS인터뷰]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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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에서 제작자에 감독까지, 정우성(50)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로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서 무대 뒤를 책임진 정우성의 열정은 출연 배우와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칭찬할 정도로 대단했다. 현장에서 거의 매일 살다시피 한 정우성은 현장에서는 물론 작품 홍보 과정에서도 최전선에 나서며 ‘고요의 바다’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제작자로 인터뷰에 나선 소감에 대해 묻자 “매우 낯설고 조심스럽다. 배우라는 유명세로, 제작자로서 너무 전면에 나서는 건 아닐까. (그렇지 못한)다른 제작자분들에게 죄송하기도 하다. 솔선수범해서 본인의 작품을 알리려는 마음은 같을 거다”라고 답했다.

배두나, 공유가 주연으로 나선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인 물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에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SF 미스터리 스릴러다. 정우성은 최항용 감독의 대학 졸업 작품으로 연출했던 동명의 단편 영화를 보고 장편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원작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고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우리 삶에 있어서 당연하면서 절대 필수 요인 물이 부족해졌을 때 달로 찾아간다는 역설이 재밌었다. 비단 물뿐 아니라 자원에 대한 고갈과 환경 파괴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얼마나 절박해야 하는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 하나 당연한게 없다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정우성에게도 도전은 두려움의 영역이다. 시청자들에게 작품을 평가받는 것도, 제3자의 입장으로 배우들을 바라봐야 하는 것도 동기부여와 도전의 연속이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로 공개되는 걸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 지켜보는 입장은 어땠는지 묻자, 정우성은 “두려웠다”고 즉답했다. 평가받아야 할 사람으로서 부담이 컸다는 그는 “기술적인 레퍼런스가 없는 상황에서 구현해야 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완성도로 전달될지 미지수여서 공개가 되는 날부터 이틀은 정신이 없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도 갈렸지만, 한국형 SF의 성공적인 시도였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정우성은 “‘멋진 도전이었어’라는 응원의 말이 많았다. 이 작품이 많은 부분에서 귀감이 될 요소가 있는 거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배우 출신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출연 배우들을 대하기 수월했을듯 싶지만, 오히려 정우성은 그래서 더 다가가기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로서) 늘 현장에서 있었던 사람이어서 현장의 소통방식을 알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울림이 많을 수밖에 없던 제작자였던 거 같다. 하지만 선후배 배우들을 제작자와 연기자의 입장에서 만나는 건 어려웠다”며 “동료배우로 만났다면 캐릭터에 대해 허심탄회한 감정 공유를 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고 함부로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라 늘 바라봐야 했다. 그러면서 느끼는 긍정적 요소도 많아 제겐 값진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정우성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우성은 영화 ‘보호자’로 ‘감독 정우성’으로서의 데뷔도 앞두고 있다. ‘보호자’는 액션 영화로, 정우성이 직접 출연하고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김남길, 박성웅 등이 함께 출연한다. 올해 개봉을 목표로 작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는 정우성은 “규정지어진다거나 규정하는걸 거부하는 편이다. 새로운 관점과 시선에 대한 그런 고민은 죽을 때까지 할 거 같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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