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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언제나 보글보글,
태양의 원차 주전자차 리뷰

그렇게 목을 축이고 낮잠을 자다가도 주전자 뚜껑의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할머니의 주전자는 연중무휴 보리차, 옥수수차 등 여러 가지 차를 만들어 냈다. 이 주전자 덕분에 할머니 집은 언제나 고소한 냄새가 가득 배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외쳤다.
"아! 나도 정수기에서 투명한 물 마시고 싶다고!!"
하지만 이미 나는 맹물을 마실 수 없는 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태양의 원차 주전자차

그래서 <태양의 마테차>가 나의 입맛을 만족시켜준 차였다. 마테차는 남미의 보리차라고 불릴 정도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특유의 고소함을 가지고 있다. 고소한 맛도 있고, 근사하게 생겼다. 오늘도 태양의 마테차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들렸는데 다른 브랜드가 나왔다. 태양의 원차? 주전자차요?
마음속의 주전자가 다시 들썩이는 순간이었다. 코카-콜라 오프너(Opener)* 마시즘. 오늘의 리뷰는 이거다!
주전자차 보리

주전자로 만든 보리차에는 기존 보리차에서 찾을 수 없는 깊은 맛이 있다. 그 비밀을 '주전자차 보리'를 통해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일단 '국내산 보리'를 쓰는 것은 한국인 입맛을 위한 필수 선택 중 하나다. 이 보리를 볶아서 일종의 로스팅을 했다. 그리고 130도끓인 물로 보리의 맛과 향을 우려냈다.
입안에 남는 향은 깊은데, 맛 자체는 부담이 없다. 자칫 추억의 보리차 맛을 구현하겠다고 너무 깊게 우려서 입까지 떫어지는 사태를 방지했다. 맛으로는 부담이 없지만 더 진한 향 덕분에 제대로 된 보리차를 마신 느낌이라고 할까?
심지어 할머니의 보리차보다 나은 점도 하나 있다. 무리에서 튀어나온 보리 알갱이가 언제나 나를 콜록 이게 만들었는데, 이 '주전자차 보리차'에는 알갱이가 튀어나올 일은 없다.
주전자차 옥수수차

일단 향을 맡을 때부터 옥수수 알곡이 느껴질 정도로 향의 해상도가 높았다. 고소하다 수준이 아니라 꼬소하다 아니 '꼬숩다'싶을 정도의 향이다. 마셔보니 고소한 옥수수차가 입안에 굴러다니는 것 같다. 보통 옥수수로 만든 과자를 먹으면 너무 달아서 금세 질려버린다. 하지만 옥수수차는 향이 강하고 맛은 부담이 없어서 즐겁다.
돌아온 주전자차

보리차가 마시고 싶은 계절. '태양의 원차 주전자차'를 많이 찾을 것 같다. 이걸 마시면 왠지 할머니 주전자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