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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을 담은 석조물의 전당 우리옛돌박물관 [양태오의 박물관 기행]
리빙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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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돌조각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시공을 초월해 존재하는 성물로 여겨졌다.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선인들의 마음을 담은 돌 조각들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탄생한 우리옛돌박물관을 찾았다.

| 석조 유물의 예술적 가치를 조명한 우리옛돌박물관
info.우리 옛돌박물관
위치 서울시 성북구 대사관로13길 66(성북동)
정기 휴관일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관람료 성인 7000원, 청소년 5000원, 아동 3000원
문의 02-986-1001
잃어버린 문화재를 되찾아 전시하고 있는 ‘환수유물관’은 박물관의 대표 전시실로, 70여 점의 다양한 문인석을 통해 우리나라 능묘 제도의 변천상을 알 수 있다. 박물관의 또 다른 묘미는 잘 가꾼 정원을 거닐며 만나게 되는 석조 유물들이다. 5000여 평의 대지에 수백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고목과 석조물이 어우러져, 서울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돌의 정원’이라 부르는 정원은 테마를 정해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감만족’, 다양한 문인석을 만날 수 있는 ‘문인의 길’, 대형 석불이 서 있는 ‘염화미소’ 등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다.

디자이너 양태오가 우리옛돌박물관을 찾은 이유

❝우리나라의 옛 석제 작품들만 수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연 어떤 것들을 모았을까라는 궁금증에 박물관을 찾게 됐어요. 개인 박물관이면서 잘 가꾼 집을 구경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 하우스 박물관처럼 느껴졌고요. 저도 석물을 좋아하지만 사실 컬렉팅이 어려운 물건이에요. 고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애정이 있어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죠. 게다가 돌의 성격상 무거운 무게 때문에도 이렇게 많은 유물이 모여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옛돌박물관 탐방 포인트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뮤지엄
다양한 지역과 문화권에서 모아온 석조물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뮤지엄. 수호신 조각들이 반겨주는 입구에 서면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박물관 실내에서 시작해 실외로 이어지는 전시는 자연 속을 거닐며 유물을 감상하는 일을 힐링으로 만들어준다.
수복강녕의 의미를 담은 유물 돌 조각은 묘제 석물과 사찰의 장식물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마을의 입구나 중요한 장소에서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물건이었다. 마을의 안녕과 돌을 조각한 사람의 염원이 담긴 조각물은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며 우리 선조들의 수복강녕을 향한 바람을 느끼게 해준다.
④ 다양한 개성을 가진 돌조각들
박물관에서 만나게 되는 석물들은 주로 문인석, 무인석, 동자석, 벅수(돌로 제작한 장승) 등이다. 문인석, 무인석, 동자석 등은 무덤을 수호하기 위해 봉분 앞에 한 쌍씩 세워둔다. 벅수는 쉽게 훼손되는 목장승과 달리 영원성을 특별히 인정받았다. 옛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벅수를 세워두면 역신이나 잡귀들이 겁을 먹고 마을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믿었다고.
⑤ 자연스러우면서 투박해서 매력적인 석조물
우리나라의 돌은 주로 화강암으로, 딱딱해서 조각하기가 어렵다. 서양의 무른 대리석 조각처럼 화려한 디테일을 기대할 수 없지만 물성이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양태오 디자이너의 의견. 질감과 형태, 사이즈를 살려서 조각한 석조물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전한다고.
Designer TEO YANG
한국의 아름다움을 동시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태오양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디자이너 양태오. 파이돈 출판사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그는 최근 박물관과 상업 공간 등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특유의 공간 미학을 펼치는 중이다.
Editor 심효진Photographer 김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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