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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선장' 없는 대통령실, "논란 해명하다 날샐 판"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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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부터 여름휴가를 보내는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들의 메시지가 오락가락해 혼선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취학연령 하향, 펠로시 통화…오락가락 대통령실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이 첫 휴가(1~5일)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들의 오락가락 메시지가 논란을 더 부추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네?

-맞아. '선장' 없는 대통령실은 각종 논란을 해명하다가 날샐 판이야. 우선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밝혔어. 취학연령 하향은 대선 공약이나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은 뜬금없는 내용인데, '신속히 방안을 강구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나오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셌어.

-교육제도 개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데 너무 급작스러워. 대통령실은 학부모들의 반발에 당황한 것 같던데?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탓일지 안상훈 사회수석은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취학연령 하향은 노무현 정부 등에서도 추진했었고, 영미권을 중심으로 한 다수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것으로써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개혁 방안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교육 개혁은 국회 입법사항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내각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크다"고 한발 물러섰어. 그러면서 안 수석은 "필요한 개혁이라도 관계자들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하니 교육부가 '신속하게 공론화'를 추진하고, 국회에서 초당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달라는 게 대통령 지시사항이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어.

-이에 한 기자가 '취학연령 하향 추진 공식 발표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 것이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하자, 안 수석은 "사회부총리 브리핑은 그것을 공식화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저희가 확인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공론화를 통해서 그것을 확인해보자는 출발단계에 있다"고 했어. 대통령실과 교육부가 사전 조율, 준비 없이 섣부르게 민감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가 반발이 거세니 '공론화 과정'이라고 강조하면서 슬그머니 말을 바꾼 셈이야.
대통령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 펠로시 의장은 안 만난다고 했다가, 만남을 조율 중이다고 말을 바꿨다가, 또다시 최종적으로 만남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배우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과 관련해서도 오락가락했지?

-대통령실은 3일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 펠로시 의장은 안 만난다'고 했다가, '만남을 조율 중이다'고 말을 바꿨다가, 또다시 '최종적으로 만남은 없다'고 말을 바꿨어. 이날 밤 윤 대통령 부부가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하고 배우들과 뒤풀이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4일 아침부터 '연극은 보면서 20년 만에 방한한 미국 하원의장은 왜 접견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쏟아졌지.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없다는 말을 뒤집고 '오후에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어.

-이러한 혼란에 대해 최영범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간 대통령 면담을 비롯한 방한 일정에 대해 사전 협의가 있었다"며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과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이 겹쳐서 예방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고 미국 측에 사전에 설명했고, 펠로시 의장 측도 상황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했어. 이어 "주요 동맹국 의회의 수장이 방한한 만큼 직접 면담을 하기는 어렵더라도 전화로라도 인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양국의 의견 교환이 있어서 오늘 오후에 두 분이 전화를 서로 하기로 조율됐다"며 "한미 간에 사전에, 그리고 또 아주 충분히 협의된 사안"이라고 강조했어.

-최 수석은 '펠로시 의장이 방한한다고 했을 때 전화 통화를 한다는 것이 조율된 것인지, 방한하고 나서 조율된 것인지'라고 묻자 "그런 의사를 가지고 의중에 담고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갑자기 만들어진 일정이 아니다"라고 했어. 앞서도 대통령실이 오락가락 해명을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말을 이렇게 계속 바꾸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논란과 핵심사안에 대한 첫 입장 표명 전에 내부적으로 충분히 숙의하고, 신중한 답변을 하도록 연습이 필요해 보여.

-대통령실에 중심이 없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설득력을 얻게 됐지. 아무리 대통령이 휴가를 갔다고 하더라도 참모들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더 시스템화된 모습을 보여줘야하는데 그야말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다시 한번 노출했다는 분석도 나왔어. 아무튼 인적쇄신 얘기는 계속 될 것 같아.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무속 논란의 장본인 건진법사 전 모 씨가 이번에는 이권 개입 의혹으로 대중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전 씨뿐 아니라 그의 지인까지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을 통해 이들에 대한 예방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전 씨의 자택 앞 전경. /김정수 기자
◆'무속 논란' 건진법사...이번에는 이권 개입 의혹 안고 재등장

-지난 대선 뜨거운 감자였던 '건진법사'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맞아.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 씨가 '또(?)' 나타났거든. 전 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이때 전 씨가 나타나 윤 후보의 어깨와 등을 툭툭 치거나 잡아끄는 모습을 보였어. 저 사람은 윤 후보와 얼마나 친하길래 저럴 수 있는지 여러 말들이 오가는 사이, 전 씨가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있는 무속인으로 밝혀졌지. 또 전 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 고문이었고, 그의 처남과 딸도 선거를 돕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어. 당시 윤 후보는 네트워크본부 해산을 지시했고 본부는 해체됐어. 전 씨도 해당 사건 이후 잠적했는데 최근에 다시 언급되고 있지.

-전 씨가 대통령실이라도 들어갔다는 거야?

-그건 아니야(웃음).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언급하면서 인사, 세무조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권에 개입한다는 '지라시(정보지)'가 돌았어. 대통령실에서도 이를 인지했고 예의주시하고 있었지. 세간의 소문은 점점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해. 대통령실은 전 씨가 한 고위공무원에게 중견 기업인의 세무조사를 무마해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을 파악했어. 전 씨는 해당 기업인뿐 아니라 여러 기업인을 만나고 다니면서 특히 김 여사와의 관계를 과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가 전 씨와 대선 이후로는 전혀 연락한 적이 없고, 전 씨 측 사람들도 대통령실에 관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어.
지난 1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 방문 당시 건진법사 전 씨(붉은 원)의 안내를 받고 있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전 씨를 무속인으로만 생각했는데, '브로커' 같다는 이야기도 들려.

-실제로 전 씨가 저런 청탁을 했다면 브로커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최근 전 씨의 지인도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접근했다고 해. 특히 전 씨 지인은 여당 현역 국회의원 등에게 총선 공천에 도움을 주겠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하더라고. 이 사람도 브로커인 건가?(웃음). 아무튼 대통령실에서는 두 사람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실제로 최근 대통령실에서는 대기업들에 윤 대통령 부부와 전 씨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해. 무속 논란이 청탁 등 이권 개입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야.

-대통령실에서는 어떻게 한다는 입장이야?

-우선 대통령실은 전 씨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처리하고 있다고 했어. 하지만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고위공직자, 공공기관장, 단체장 비위를 감찰하는 곳이야. 전 씨와 같은 민간인을 조사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간인 사찰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어. 대통령실은 전 씨를 조사한다기보다는 이권에 개입하는 행위가 있다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예방조치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어. 또 공직자 관련 범죄나 비위사실이 알려질 시 관련된 민간인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가 가능하다고 해. 그렇지 않아도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통령실일 텐데, 전 씨 관련 논란으로 더 머리가 아플 것 같아.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제7차 혁신위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혁신위에선 3가지 소위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전체 위원들에게 보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회사진취재단
◆'현안 점검' 늦춘 與 혁신위원회···'1호 혁신안'은 언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했던 당 혁신위원회가 당의 '비상 상황'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맞아. 지난 3일 혁신위는 최재형 위원장의 주재로 제7차 전체회의를 진행했어. 앞서 혁신위는 '정당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3가지 소위(△인재 양성 △당원 참여 △민생)로 나눴는데, 이날 회의에선 지금까지 각각의 분과에서 논의한 내용들을 전체 위원들에게 보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어. 최 위원장을 필두로 조해진 부위원장과 한무경·서정숙 위원 등 주요 인원들이 참석했어.

-3시간 동안 이어진 장기간 회의에서 다뤄진 주요 의제는 '당 대표 공천권 혁신안'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당 대표의 공천권이 너무 일방적이기 때문에 '권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받아들여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천 방식을 고민한 거지.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 같아.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들은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정된 '1호 혁신안' 로드맵을 설정하고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었지만 생각보다 관련 논의는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최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소위 안건은 확정되기보다는 논의한 내용들을 공유했고 어떤 안건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어. 아직 '어떤' 혁신안을 '어떻게' 실행할지 정하지 못했다는 거지.
조해진 혁신위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를 근거로 들며 혁신위 활동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사진취재단
-'1호 혁신안'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지 못했다는 건데 기존에 진행하기로 했던 '전국 순회'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면서?

-맞아. 최 위원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계획은 어떻게 돼가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역별로 돌면서 현지의 목소리를 수렴하려 했으나 휴가 기간과 겹쳐 일정이 조정됐다"며 "어느 정도 혁신안이 조금 더 정리된 다음 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어. 당장은 '휴가'라는 핑계를 댔지만 사실상 구체적인 혁신안이 정해지지 않아 전국 순회 일정을 잡지 못한 것 같기도 해.

-혁신위 활동 계획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일각에선 '존폐 갈림길에 놓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 혁신위를 띄웠던 이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고 당이 비대위 체제를 확정하자 '혁신위의 동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평가 때문이야.

-최 위원장은 "비대위와 혁신위는 관계없다"며 선을 그었고, 앞으로도 활동이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어. 조 부위원장은 당헌·당규상의 근거를 들며 "혁신위는 당 지도부에 의해서 당헌·당규에 근거를 두고 의결이 된 당 공식 기구이기 때문에 계속 활동을 하는 것이고 좋은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지.

-결국, 혁신위는 '1호 혁신안'에 대한 얘기도 매듭짓지 못했고, 초반 당을 개혁하겠다는 큰 기대와 달리 미적지근한 행보를 보이는 것 같아.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혁신위가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선 확실한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것 같아.

-혁신위가 초반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당을 바로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만큼 더 '열일' 해야 할 것 같네. 휴가를 고려하기보단 국민들과 약속했던 '1호 혁신안'에 대한 준비를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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