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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등 대중예술인 대체복무 무게…성일종 "국가는 선택지 넓혀야"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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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민의힘 일각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국위 선양에 많이 기여하는 대중문화예술인에게 대체복무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방탄소년단(뒷줄)과 박형준 부산시장(앞줄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기념촬영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국위 선양에 기여하는 대중문화예술인에게 현역 입대 대신 대체복무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제도 개선 방향에 무게를 실었다. 병역법 시행령에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로 대중예술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체복무제도의 문제와 해법' 긴급 토론회에 참석해 "540시간 정도 대체복무를 한 손흥민 선수가 지난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했다"며 "BTS의 경우 군대에 보내는 것이 국가의 이득이 되는가를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과연 어떤 게 국가적인 이득인가를 우리가 논리적으로 한번 따져봐야 한다"면서 "국가는 선택지를 폭넓게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대체복무에 대해 실질적이고 실사구시적으로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당연히 한국의 대중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분에 대해 대체복무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중문화예술인에게 대체복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BTS에 대한 특혜 제공의 논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발제자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 대표변호사는 "헌법상 평등권 침해, 국방의 의무 이행, 문화국가원리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대중가요 또한 예술요원으로 편입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며 "평등권은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BTS 등 K팝 가수들에게 병역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가 아닌, 대중가요 분야에도 국위 선양을 이유로 한 병역 대체복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중가요 분야 현역 대체복무제도 도입은 더 이상 가부의 논쟁 대상이 아닌, 공정한 편입 인정요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29일 대체복무제도 문제와 해법 긴급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이효균 기자
토론자로 나선 채지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BTS 입대 이슈는 BTS에 대해서만 별도로 적용되는 특혜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며 "기존 제도가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해 차별적이므로 이들의 활약과 기여에 대해 합당한 인정을 하지 못하는 것을 시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 위원은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명백한 직업적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BTS 입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예술요원 제도를 활용하고자 하나, 대중문화예술인은 그 대상에서 누락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 예술요원 대상은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건반악기 △타악기 △성악 △작곡 △지휘 △현대무용 △발레 △국악 △한국무용 △연극 △미술 등을 전공하는 다양한 예술인이 포함돼 있지만, 대중문화예술인은 제외돼 있다. 예술요원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대회는 △클래식 음악 △무용 △전통음악 △연극 △미술 등으로 한정돼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왼쪽에서 여섯 번째) 정책위의장 주최 대체복무제도 문제와 해법 긴급 토론회가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성일종 의원과 이영호 국민의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최병욱 상명대 교수,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 등이 참석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스포츠와 순수예술 경연대회에 있는 병역 특례와는 달리 대중가욜르 차별하고 소외한다면 세계인의 대중문화 선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상무대(국군 체육부대) 소속의 한 파트에서 대중문화예술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K팝 가수들이 군 복무 기간 동안 창출한 수익금의 일부를 국가에 환원하는 방안에 대한 공론화도 제안했다.

반론도 나왔다. 안석기 한국국방연구원은 "예술체육분야의 종목과 분야별 다양성으로 인해 다중가요 부분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며 "예술 채용 지원 제도나 중요 근무 현역 근무 외 제도를 점점 없애가는 추세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안 연구원은 "병역의무는 돈이나 여타 수단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신적 부담 행위"라며 "따라서 경제적 효과가 큼을 이유로 (예술요원 대상에) 포함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진석용 대전대 교수는 "대중예술 분야에서 성공한 분들이 대체복무를 통해 군에 안 가는 모습을 우리 자녀들에게 롤 모델로 던져주는 것이 국가를 운영하는 기반 제도에 해당되는 공역제도 차원에서 미래 사회에도 여전히 유지돼야 할 바람직한 모습인지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대중예술분야에 계신 분들을 군에 복무하도록 하자"라면서 "그 대신 역량과 기량을 잃지 않게 군에서 필요한 인원을 잘 선별하고 그 분야에서 복무하도록 해주고, 복무 당시 필요에 따라 근무 방식을 유연하게 해주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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