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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의지 강했던 나경원, '결국 불출마' 왜?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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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기자회견 직전까지 나 전 의원의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불출마 선언 후 입술을 깨물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여의도=조성은 기자]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장고 끝에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결정했다. '전대 최대 변수'였던 나 전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세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양자대결 구도 속에 당내 높은 지지도를 가진 나 전 의원이 누구를 지지할지도 관심사다.

나 전 의원은 25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향후 다른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불출마 결정에 있어 어떤 후보나 다른 세력의 요구나 압박에 의해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전당대회에 있어 제가 역할을 할 공간은 없으며,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의 높은 당내 지지율을 감안하면 그를 향한 당심이 어느 후보에게 갈 것인가는 전대 판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은 앞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및 친윤계와의 계속된 갈등으로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만18세 이상 2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에게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이 25.4%, 안 의원이 22.3%로 나타났고 나 전 의원은 3위인 16.9%를 기록했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3.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크게 벗어난 차이다.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친윤계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친윤'을 자처하는 한편 윤핵관은 비판하는 분리전략을 취해왔다. 나 전 의원의 주요 지지층은 전통적인 보수층과 윤핵관에 반감이 큰 중도층이 혼재한다.

당장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은 안 의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의 지역기반이 수도권이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실제로 같은 여론조사에서 가상 양자대결을 할 경우 안 의원(49.8%)은 김 의원(39.4%)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출마' 쪽으로 기울었던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결심에는 이같은 지지율 하락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날(24일)까지 측근들과의 회의에서 출마와 불출마 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께 참모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출마 입장을 최종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친윤계로부터 불출마 압박을 받아왔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까지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지지율은 점차 하락세로 기울었다.

나 전 의원과 윤 대통령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건 이달 초 대통령실에서 나 전 의원을 '정부 기조와 다르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다. 당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나 전 의원이 출산시 대출금 일부를 탕감해주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언급한 데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윤 대통령은 '해촉'이 아닌 '해임'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나 전 의원이 "해임은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발언하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직접 반박했다. 당내 초선의원 50여 명도 성명서를 내며 나 전 의원을 비판하자 결국 나 전 의원이 직접 사과하며 사태를 진화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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