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2 읽음
시그리드 "슬픈 얘기도 춤추며 할 수 있는 게 내 음악의 매력"
연합뉴스
1
서울재즈페스티벌로 첫 내한…"한국서 내가 바라던 이상적 관객 만나"

무대에서 청바지 고집…"아티스트이기 전 인간 시그리드 정체성 지켜주죠"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 [유니버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화장기 없는 얼굴에 걸친 수수한 티셔츠, 청바지는 노르웨이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26)의 '상징'과도 같은 무대 의상이다.

수천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무대에 아무런 분장 없이 올라도 누구도 불만을 갖지 않는 이유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퍼포먼스만으로도 무대를 채우고도 남기 때문이다.

따뜻한 노래 가사와 청량한 멜로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가 처음 한국을 찾았다.

지난 28일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 시그리드는 이튿날인 29일 오후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음악을 오롯이 즐긴 한국 관객은 내가 평소에 바라던 이상적 관객의 모습 그 자체였다"고 내한 공연 소감을 말했다.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 [유니버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노르웨이의 인구 7만 명의 작은 도시 올레순에서 자란 시그리드는 2013년 만 16살의 나이에 만든 자작곡 '선'(Sun)이 노르웨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며 천재 싱어송라이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미니 음반 '돈트 킬 마이 바이브'(Don't Kill My Vibe)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 영국 BBC에서 매년 주목할 만한 신예 음악가에게 주는 '사운드 오브 2018'을 수상하며 곧바로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정규 1집 '서커 펀치'(Sucker Punch)와 2집 '하우 투 렛 고'(How to Let Go)로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 각각 4위와 2위에 오르며 신인답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무대를 연 시그리드는 "노르웨이와 이렇게 먼 한국에서도 내 음악을 알고 즐겨준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다"며 "이번 내한 공연을 계기로 내 커리어의 새 장을 연 것 같다"고 했다.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 [유니버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장에서 언제나 청바지 차림을 고집하는 걸로 유명한 시그리드는 이번 내한 공연 무대 역시 티셔츠와 청바지, 컨버스 차림으로 올랐다.

이날 인터뷰에 전날 공연에서 입었던 청바지를 그대로 입고 왔다며 웃은 그는 "가장 나답고 무대와 관객에 집중할 수 있는 옷차림이라 청바지를 고집한다"고 말했다.

"저는 청바지 차림의 제가 가장 예쁘고 나답다고 느껴요. 또 무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뛰어다니기에도 적합한 옷이죠."

청바지는 노르웨이의 작은 도시에서 가족과 피아노를 치다가 한순간에 전 세계를 투어하는 팝스타로 변화한 환경에서 그가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소중한 상징이기도 하다.

그는 "가수 생활 초반 모든 상황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지킬 수 있는 무언가를 갖는 게 필요했다"고 했다.

"오늘 오전에 촬영을 위해 입었던 청바지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갖고 있던 청바지예요. 이렇게 가수가 되기 전의 나를 생각나게 하는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저 스스로를 지켜온 것 같아요. 청바지 말고도 따뜻한 울 양말, 게임기, 블루투스 스피커, 오래 함께해 온 밴드 멤버가 저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죠."

무대에 오르는 차림새만큼 음악도 꾸밈없이 자기 내면을 소리와 가사로 표현한다고 했다.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노래의 소재로 쓴다는 그는 "붉은색이 연상되는 넘치는 에너지와 야망부터, 푸른색으로 그려지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면까지 모두 내 음악의 색채"라고 말했다.

"제 노래의 가사는 저의 가장 나약한 부분까지 드러낸 슬픈 내용인 반면 멜로디는 밝고 긍정적인 경우가 많아요.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춤추고 분출할 수 있는 상황을 음악을 통해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음악을 통해 무대에서 관객과 연결되는 느낌이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기도 하죠."

노르웨이에서 온 자신의 음악에 한국 팬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 거듭 "신기하다"며 웃은 그는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팬이라고도 했다.

"노래방에도 꼭 가보고 싶고, '우영우' 드라마에서 봤던 한국의 모든 것을 느끼고 노르웨이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고 나면 '시즌2'를 기다리는 게 조금은 덜 힘들겠죠?"

wisefool@yna.co.kr

2023/05/30 08:00 송고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