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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X이승기 '강심장리그',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으랴[초점S]
스포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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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강심장'에 마라맛을 더한 '강심장리그' 귀환에 안방이 들썩이고 있다.

'강심장리그'는 SBS 예능을 대표한 원조 인기 프로그램 '강심장'이 10년 만에 리부트 된 프로그램이다. 특히 원년 MC였던 강호동, 이승기가 12년 만에 '강심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뭉쳐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이후 '강심장리그'를 둘러싼 시선은 갈린다. '강심장'의 귀환 자체를 반가워하는 이들도 많지만, 강산이 한 번은 바뀌는 시간이 지난 만큼 '강심장' 자체가 구시대적 예능 유산이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강심장리그'는 당대 최고 토크 예능으로 손꼽히며 시청률 20%를 넘나든 '강심장'의 레트로 콘셉트는 살리면서도 섬네일 토크 대결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차용했다. 포털사이트 실검이 사라진 시대, 요즘 이슈, 핫한 인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것이다.

첫 방송에서는 '강심장'을 끝으로 연예계를 떠나 기자로 변신한 조정린, '날아라 슛돌이' 이후 무려 18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지승준, 빌보드 차트에서 K팝 걸그룹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피프티피프티 등 화제의 인물들이 출연해 처음 듣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특히 조정린은 '친정' 같다는 '강심장리그'에서 결혼 2개월 만의 임신 소식을 전해 연예면을 장악하기도 했다.

화제성은 뜨거웠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쉽다. '국민 MC' 강호동, '새 신랑이 된 예능 황제' 이승기가 뭉쳤지만 '강심장리그'의 첫 성적표는 2.9%의 시청률이다. 객관적 수치상으로는 분명히 높다고는 할 수 없는 숫자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강심장리그' 첫 출발을 수치상으로만 판단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튜브를 중심으로 예능 트렌드가 '토크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 TV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토크 예능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진행하는 '국민 MC' 유재석마저도 유튜브에서 토크 콘텐츠 '핑계고'를 선보인다.

유재석의 '핑계고'의 경우 대부분 유튜브 콘텐츠가 10분 내외의 숏폼이어야 통한다는 상식도 깼다. 지석진, 홍진경 편은 48분 51초, 이동욱 편은 57분 53초로 러닝타임만 1시간에 달하는 롱폼이다. 쇼츠, 릴스 등 숏폼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이 롱폼을 외면한다는 말이 공식처럼 돌아도, 이동욱 편만 해도 조회수 745만 회를 돌파한 만큼 토크는 '되는 콘텐츠'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이용주, 김민수, 정재형의 '피식쇼'로 토크 콘텐츠의 새 장을 열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홍보를 위해 내한한 제임스 건 감독과 크리스 프랫이 '피식쇼' 출연에 뜰 정도. 이영지의 토크 콘텐츠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아이브 안유진, 에스파 카리나, 세븐틴 도겸-조슈아와 호시, 블랙핑크 지수, 몬스타엑스 형원 등 대다수의 콘텐츠가 1000만 뷰를 돌파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이용진-이진호의 '용진호건강원', 이용진의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 아이유의 '팔레트' 등이 매회 공개될 때마다 화제성을 몰고 다니는 등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토크 콘텐츠가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강심장리그'가 웹 예능을 시작으로 다시 불어닥치고 있는 토크 콘텐츠 파워를 지상파로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조금 더 자유분방하고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웹 예능에 비해 지상파가 가지는 제한이 있다면, '강심장리그'는 오히려 지상파가 가지는 '최대 다수에게 향할 수 있는 최고 영향력'을 무기로 둘 수 있을 듯 하다.

다시 만난 '형제 MC' 강호동-이승기의 조합 역시 '강심장리그'의 킬링 포인트 중 하나다. '1박 2일', '강심장'을 끝으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두 사람은 '강심장리그'에 이어 '형제라면'까지 연이어 예능으로 뭉쳤다. '척하면 척' 케미스트리는 이미 첫 방송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이제 막 스타트 라인을 끊은 '강심장리그'는 본격 질주를 시작한다. '강심장'의 부활로 주목받은 '강심장리그'가 전성기 그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이다.
▲ '강심장리그' 이승기(왼쪽), 강호동. 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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