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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부회장 '뉴스페이스' 주도...커지는 역할에 어깨 무거워진다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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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우주개발시대인 뉴스페이스 시대에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우주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한화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에서도 우주개발에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시대가 개막하면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누리호 4차 발사부터 김 부회장이 대표를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를 주도해 발사 성공을 반복해 로켓에 대한 신뢰도를 올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다. 우주 전담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의 역할을 강화하고 기존 인공위성, 태양광 사업 등을 연계해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31일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와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 본계약을 체결하고 민간 체계종합 기업으로 발돋음했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873억8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발사하고, 우주수송 역량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항우연이 보유한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과 발사운용 노하우를 순차적으로 전수받고, 오는 2027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누리호를 발사해 우주기술 검증, 지상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도 발사하게 된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성공한 3차 발사에서 △단간 조립 △상단조립 △화약류 장착 등 체계 총조립 업무를 수행했고, 에비오닉스(무선설비), 추진기관, 발사체 시험평가 업무를 기술이전과 병행해 수행했다.

이처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김동관 부회장의 임무가 막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한화그룹 내 우주산업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주도해오고 있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발사체,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와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스페이스 허브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100억 원을 투자해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는 민간 기업이 대학과 함께 만든 우주 분야 연구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연구센터를 통해 김 부회장은 저궤도 위성의 위성 간 통신기술 'ISL'을 개발하고, 한화가 추진하는 인공위성통신, 에어 모빌리티 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축적한 발사 기술과 함께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 인공위성 제작과 관련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은 △우주 △항공 △방공 △관측 △통신기술 등 지상∙공중과 우주의 모든 플랫폼간 초연결∙초지능∙초융합 통합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저궤도 군집 통신위성'과 '저궤도 위성통신안테나'를 활용하면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오지∙산악∙해상∙공중까지 세계 어디서나 이동 중에도 안정적인 통신이 지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쎄트렉아이는 고해상도 상용 지구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티'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제작,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 등을 종합해 '위성제작→발사수송→위성서비스'로 이어지는 종합 우주수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김 부회장은 향후 우주탐사 기술도 확보해 한화그룹을 국내 최초의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 항우연은 2030년 달 궤도 위성을, 2031년 달착륙 시험선(PFM), 2032년 달착륙선을 발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본격 우주 탐사에 뛰어들기 전 기존 추력 75톤급 엔진 4기가 묶여 300톤급 성능을 차세대기 1단부터 100톤급 엔진 5기가 묶여 500톤의 추력을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항공우주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고도화작업 사업자로 선정된만큼,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달 탐사에도 임무를 부여받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존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끌던 태양광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우주 공간에서 에너지원은 주로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하는데, 인공위성과 각족 탐사선의 동력원으로 한화의 태양광 전지를 탑재해 우주 탐사 부문에서도 밸류체인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로 우주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사업도 병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화성 등 우주개발에 전기차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깔려있다"면서 "우주공간에서 내연기관 구동이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 한화그룹에서도 기존 태양광 사업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우주 공간에서의 전기 동력원으로 개발해 우주 산업 밸류체인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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