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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李, 위증 주입하듯 '그런 얘기 들었다 해주면…딱 좋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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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 도움 되게" 진술서 수정 요구…통화녹음 확보 "현직 도지사 요구 거부 어려워" 자백…주변인 '극단 선택' 구속사유로 거론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이도흔 기자 =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집요하게 위증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2019년 2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이 대표 요구로 위증이 이뤄진 구체적인 경위를 담았다.

이 대표는 2018년 5월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에서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그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변호사 시절인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으로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을 취재하던 KBS 최철호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런데 TV 토론에서 "PD가 사칭하는데 제가 옆에 인터뷰 중이었기 때문에 그걸 도와주었다는 누명을 썼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게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김 전 시장이 재선에 방해되는 나를 처벌하고자 KBS 측과 모의해 최 PD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나를 주범으로 몰아간 사건'이므로 의견 표명에 불과하거나 허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찾아낸 증인이 바로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를 지낸 사업가 김모씨였다.

김 전 시장이 이미 사망해 더는 반대 증거가 나오기 어려운 점, 김씨가 자신의 측근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대표와 백현동 사업을 통해 친분이 두터웠던 점 등을 이용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하순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김 전 대표를 거쳐 김씨에게 증언을 타진했지만 '오래돼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을 전해 듣자 같은 달 22일 김씨에게 직접 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확보한 두 사람의 대화에서 이 대표가 일방적 주장을 '집요하고, 반복적으로, 주입하듯'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김씨에게 "내가 김 비서관한테 도움 좀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이재명이가 한 걸로 하면 봐주자' 이런 방향으로 정리했던 걸로 기억하고", "내가 타깃이었던 거. 매우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라고 말했다고 검찰은 구속영장에 적었다.

어떤 내용으로 증언해야 하는지 묻는 김씨에게 이 대표는 "혹시 텔레그램 써요?"라며 자신의 주장이 적힌 변론요지서를 보내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틀 뒤 또 전화를 걸어 "김 비서관님이 도와줬으면 하는 거는 KBS하고 (김병량) 시장님 측이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면 딱 제일 좋죠"라고 했다.

김씨가 수행하지 않던 시기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자 이 대표는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라며 재차 요구했다.

이 대표는 김씨가 통화내용과 변론요지서를 바탕으로 쓴 진술서를 비서실장이던 전모씨를 통해 받아보곤 "좀 더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게 써달라"고 수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2019년 1월24일 증언키로 한 김씨는 이 대표로부터 '변호인 증인신문 사항'을 받아 질문 내용을 숙지하며 준비했지만, 자신이 과거 모셨던 김 전 시장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죄책감에 무단으로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로부터 백현동 사업 관련 인허가 알선 대가를 나눠 받지 못한 상황 등을 고려해 증언대에 서기로 다시 결심했고, 2019년 2월1일 정 전 실장에게 '출석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이후 이 사건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대표는 "기억을 환기해서 있는 대로 이야기해 달라고 했을 뿐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현직 도지사의 요구를 차마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김씨의 자백, 두 사람의 통화 녹음파일을 통해 이 대표 주장이 허위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입증됐다고 본다.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며 "이 대표의 사회적 지위와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한 보복 등 우려로 진실에 협조하지 않았던 하급자 기타 공범들이 검찰 수사단계에서 어렵게 용기를 내 실체 규명에 협조했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정도의 범죄 소명에 이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에 협조한 많은 하급 공무원이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사업 사건이나 성남FC 관련 뇌물수수 사건 등의 관계 공무원들이 자살하는 모습, 혐의를 부인하며 일말의 책임감도 없이 하급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관계를 부정하는 매정한 모습 등을 이유로 각종 불이익이나 보복을 두려워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언급한 인물은 올해 3월9일 숨진 채 발견된 비서실장 전씨로 해석된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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