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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 매그놀리아, 메트로배니아의 새로운 지표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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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출시된 엔더 릴리즈: 콰이터스 오브 더 나이트(이하 엔더 릴리즈)도 그 중 하나였다. 엔더 릴리즈는 출시 당시 수려한 그림체와 좋은 배경음악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불편한 미니맵과 낮은 성능의 회피기 등 다수 불편한 부분 때문에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렇게 엔더 릴리즈가 사람들에게서 잊혀질 무렵, 후속작 엔더 매그놀리아: 블룸 인 더 미스트(이하 엔더 매그놀리아)가 지난 3월 25일 스팀에 출시됐다.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이기에 두 시간 남짓이라는 짧은 플레이 타임을 가졌지만, 직접 플레이해 본 결과 전작의 좋은 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완성형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려한 그림체와 배경음악이 그리는 한 편의 잔혹동화
엔더 매그놀리아의 마법과 기계가 공존하는 그을음의 나라를 주 무대로, 잃어버린 기억과 동료의 행방을 찾는 조율사 라일락의 여정을 그렸다. 전작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뒤라는 설정이며, 호문쿨루스의 폭주로 황폐해진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그렸다.
전작에서 호평 받은 서정적인 배경음악도 건재하다. 플레이 중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은 과하지 않는 선을 유지하며 게임 분위기와 적절히 어우러진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긴박한 음악, 보스 처치 후 등장하는 그들의 과거 서사 파트에서는 다시 서정적인 음악을 대조적으로 배치하여 플레이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전작도 물론 많은 호평을 받은 수작이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불편한 점이 많아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퇴색되는 느낌이었다. 무적 판정이 짧은 회피기, 보기 불편한 미니맵, 불합리한 레벨 디자인 등 플레이어에게 불쾌감을 주는 요소가 많아 게임의 매력적인 세계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단점들이 대다수 개선되었다. 우선 기본적으로 회피기의 무적 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전작에서는 중반에서야 사용 가능하던 돌진형 회피기가 게임 초반부터 지급된다. 또한 맵 구조와는 상관없이 직사각형으로만 표시되어 가독성이 떨어졌던 미니맵은 필드 구조를 정확히 본뜬 세부적인 형태로 교체됐다. 덕분에 전작에 비해 길찾기가 한층 수월해졌으며, 메트로배니아의 장점인 탐험에서 오는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아직 현재 버전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키 설정 창에 스페셜, SP 스킬 키가 따로 배정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이후 추가적인 전투 시스템이 더해지며 전투가 한층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엔더 매그놀리아는 전작을 재밌게 했던 유저라면 그 무엇보다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작의 배경 음악, 그림체 등 매력 포인트는 살리고, 단점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전작과 스토리가 특별하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세밀한 배경 묘사와 인물들의 짜임새 있는 내러티브는 플레이어들을 엔더 매그놀리아의 세계에 끌어당기기 충분했다.
캐릭터 성장 측면에서도 플레이어의 편의성을 고려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레벨업 시 따로 스탯을 투자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능력치가 오르며, 장비 효과도 근접 공격 대미지 10% 증가, 방어력 상승 등 직관적인 내용으로 표기하여 전반적인 진입 장벽을 낮췄다.
원석이 충분히 잘 발굴된 만큼, 이를 어떻게 다듬는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전작 같은 경우 엔딩이 아쉬웠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유저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여 완성도 있는 결말을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단추를 잘 꿰었으니, 이후에도 꾸준한 피드백으로 메트로배니아 대표 IP로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