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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누가 진실?…재정안정파 vs 소득보장파 '공방'(종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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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안정파 "더내고 더받기, 누적적자 700조↑"…공론화위 연금개혁안에 반발 소득보장강화파 "단순 누적적자는 왜곡된 개념, 소득 대비 적자로 계산해야"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전문가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먼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전문가 모임이다.

이 같은 '재정안정파'는 연금 급여를 높이는 것에 부정적이며, 기금 고갈에 따른 미래 세대 부담을 그 이유로 든다.

반면 '소득보장 강화파'는 소득대체율(연금 가입기간의 평균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장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우리나라의 높은 노인빈곤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근거로 '더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보고서를 내놓는 과정에서는 전문가 집단 간에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보장성 강화파 학자들이 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와중에 지난달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공론화위(공론화위)는 의제숙의단 논의를 거쳐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는 안(더 내고 더 받기),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는 안(더 내고 그대로 받기) 등 2가지 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재정안정론자들의 모임인 연금연구회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다수 전문가들이 선호했던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5% 안이 빠졌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공론화위 자문단이 소득 보장 강화를 주장해 온 위원들 중심으로만 이뤄졌으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전문가는 배제됐다"는 것이다.

연구회는 "해당 안이 대다수 연금 전문가의 지지를 받고 있었으며, 재정안정에 가장 효과적인 안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의제숙의단의 의제 설정 규칙이 공정했는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론화위 자문단이 만들어질 때 소득 보장을 강화하자는 사회복지학 전공자들이 들어간 반면, 재정계산위원회와 연금특위에서 재정적 지속가능성 관점을 견지한 전문가는 배제됐다"며 "자문단 인적 구성이 어떤 원칙과 절차로 이뤄졌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선호했던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5%' 안을 추가해 시민 대표단이 학습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연금연구회에 따르면 공론화위가 제시한 1안(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3%)을 택할 경우 국민연금 재정평가 기간인 70년의 후반기(2093년)에 702조원가량의 누적 적자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2안인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2%' 안은 1천970조원의 누적 적자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회는 "배제된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5%' 안은 약 3천700조원의 누적 적자를 줄여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핵심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의 의제숙의단 결정은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연구회가 사용하는 누적 적자 개념은 "2055년 기금 소진시점부터 2093년까지 매년 발생할 적자를 합계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나오는 수치"다.

이들은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에서도 시나리오별로 누적 적자 증감폭을 제시하고 있어 보편적으로 쓰이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연구회의 이같은 주장에 소득보장 강화론자들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충남대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부경대 경제학과 김종호 교수는 이날 연금행동 이슈페이퍼 기고에서 "절대적 누적 적자 개념은 전문가들 사이에 합의가 없는 일부의 자의적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누적 적자라는 건 결국 국민연금이 미래 적자를 보기 시작하는 때를 기점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계속 더하는 것"이라며 어느 시점까지 발생할 적자를 대상으로 할지, 수입에 보험료뿐 아니라 기금 수익을 더할지, 미래가치 할인율을 얼마나 곱할지에 따라 계산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할인율로 단순 물가상승률이 아닌 투자수익률을 사용한다면 누적적자의 현재 가치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절대 금액으로서의 누적 적자 대신 '소득 대비 적자'로 표시해야 적자의 크기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어떤 기업이 1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해도 그 기업이 100억원대의 매출이 나는 기업인지, 1조원대의 매출이 나는 기업인지에 따라 적자 크기 가늠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두 교수는 기고문에서 "재정안정론자들이 공포감만 유발하는 누적 적자를 들어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두고 보험료만을 대폭 올리자고 주장해 일부 국민들은 연금을 없애자고 하는데, 국민연금이 왜 존재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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