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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세례 받았나…'尹·전공의 만남' 호소한 전의교협 간부 사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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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와 교수단체 등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상당수 교수들은 '조건 없는 만남'에 대해 크게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초대한다면 조건 없이 만나보라"고 전공의들에게 호소한 의과대학 교수는 내부 반발에 교수단체 홍보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집단사직 사태의 주역이자 당사자인 전공의들도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조윤정 홍보위원장이 사퇴했으며, 통상 매일 진행했던 기자단 대상 브리핑도 중지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의 사퇴는 전날 진행한 브리핑 내용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브리핑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에게 부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그분은 우리나라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다. 그분이 박 대표를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보라"고 말했다.
대통령을 향해서는 "젊은이들에게 먼저 팔과 어깨를 내밀고 현장을 떠난 전공의 1만3천명 중 대표 한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화답했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과 직접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브리핑 직후 전의교협 내부에서는 큰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단체가 앞서 제시한 '요구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보위원장이 '조건 없는 만남'을 조언하는 개인 의견을 공식 브리핑에서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한 의대 교수는 "전의교협 선생님들이 이게 무슨 말이냐고 난리가 났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의교협은 몇 시간 후 자료를 내고 "해당 브리핑 내용은 전의교협 소속 전체 교수들의 의견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교수는 "전공의에 대화를 제시하기에 앞서 대통령에게 '먼저 대화를 제안하고, 법과 원칙 대신 상식 수준에서 전공의들을 만나 귀 기울여 달라'는 내용을 말한 것이 와전·곡해됐다"고 해명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지난 2월 정부에 '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 전면 백지화' 등 7가지 선결 조건을 요구한 후 어떤 대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지난달에도 있었다.
전국 20개 의대가 모인 전국의대교수비대위(전의비) 방재승 위원장 또한 지난달 한 방송에서 "정부가 전공의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을 만들면 저희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는 유화적 발언을 했다가 비난 세례를 받았다.
그는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가 재신임됐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전공의 요구를 들어주기 전에는 대화하면 안 된다"는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는 "전공의들도 침묵 대신 대화의 장으로 나올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서울의 한 수련병원 교수는 "이건 정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지금까지 전공의들은 언론과 보건복지부가 본인들의 주장을 왜곡한다며 대화를 거부해 왔고, 이에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의견을 얘기하라고 기회를 준 것이다. 이것을 거부하는 건 무정부주의자 같은 자세"라고 지적했다.
의협과 전의비 또한 이날 대통령과 전공의 간 직접 대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대통령이 직접 만나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어렵게 성사되는 만남이 의미 있어야 한다는 입장 또한 확고하다"고 밝혔다.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만남이 이뤄지지 않지는 않을 것 같다. 저희 예상으로는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전의비는 "대화 제안을 환영하지만 무조건 만나자고만 하면 진정성이 없다. 전제 조건으로 의료계와 협의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겠다고 해달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 단체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는 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대통령 담화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대통령과 전공의 간의) 대화를 위한 접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물밑 접촉' 가능성을 암시했다.
fa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