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 읽음
[MHN인터뷰] '일테노레' 서경수 "이선처럼 되려 욕도 안 해...늘 눈물바다였죠"
MHN스포츠
창작 초연임에도 탄탄한 서사와 완성도 높은 넘버로 호평을 얻고 있는 뮤지컬 '일 테노레'. 그 덕에 연장공연까지 이끌어냈다. 그런데 관객뿐 아니라 배우들까지 완전히 사로잡은 모양이다. 윤이선 역으로 출연 중인 뮤지컬배우 서경수도 마찬가지다.
2006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앙상블로 데뷔한 후 벌써 18년차. 그 사이 꾸준히 성장해 대극장 주연으로 올라섰지만, 언론 인터뷰를 가진 건 실로 오랜만이다. "말주변이 없고 실언을 할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했다"고.
그런 그가 이번에는 먼저 인터뷰를 희망했다고 한다. 이유는 분명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 물론 배우로서 자신의 작품에 애정 없는 배우는 없겠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긴 한가보다.

물론 지금의 행복 뒤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일 테노레'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오페라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 이수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선을 연기하는 배우는 당연히 역할에 맞게 성악가로서 노래해야 한다.
그러나 서경수는 성악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발성 연습부터 다시 해야 했다. 그 덕에 오디션을 제안 받고도 고민이 많았다.

오페라 테너라는 꿈을 좇는 이선의 간절함은 뭉클함을 자아낸다. 특히 뮤지컬배우의 꿈을 꿨던 서경수이기에 이선에 이입되는 부분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처음 뮤지컬 접할 때 '이게 내 꿈이다'해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 자연스럽게 기회가 돼서 하다가 점점 좋아하는 걸 깨달았죠. 그러나 전구가 켜지듯 심장에 불이 켜지는 순간은 있었어요. 그런 느낌일 것 같았죠. 와닿는 게 정말 많았어요"라며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일 테노레'에서의 서경수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다. 앞서 그가 말했듯 소심하면서 유약한 정적인 인물. '벤허'의 메셀라, '데스노트' 류크, '킹키부츠' 롤라처럼 강렬하지도, '차미'의 오진혁, '썸씽로튼'의 셰익스피어처럼 유쾌하지도 않다.
서경수의 실제 성격도 MBTI로 보면 I(내향형)와 E(외향형)가 반반이라고 한다. 결국 평소 해오던 것과 상반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일상에서도 윤이선에 가까워져야 했다.

이선의 꿈을 좇는 간절함 못지않게 진연과의 사랑도 극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서경수는 "진연을 향한 마음이 어느 정도일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라며 "결국은 사랑도 그 꿈 안에 들어가는 것 같다. 오페라라는 꿈을 더 간절하게 꾸고 행복하게 꿀 수 있었던 이유가 진연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서경수가 무대에서 신경 쓰는 건 역시 노래였다. 단순히 음정, 박자를 틀릴까봐는 아니다. 음악이 이끄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이선이 아픔을 겪고 테너라는 꿈을 이뤄낸 것처럼, 서경수도 나름의 위기를 겪어내고 뮤지컬배우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과연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지, 다음에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진실된 감정이 찾아오게끔 한순간도 놓치지 말자는 일념으로 무대 하고 있어요. 또 죽을 때까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인 발전. 이 정도면 됐지 라는 건 없어요. 무대 위 생명력이 존재하게끔 해야겠다는 일념하에 하고 있죠."
사진=오디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