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6 읽음
[MD현장인터뷰] '파리행 불발'→10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 시스템으로는 절대 안 된다"
마이데일리
1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 황선홍 감독/인천국제공항=노찬혁 기자
[마이데일리 = 인천국제공항 노찬혁 기자] "핑계 같을 수 있겠지만 지금 연령대 팀의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 11시 40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26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할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배했다.
인도네시아에 패배한 대한민국 올림픽축구대표팀/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는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했다. 3위까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림픽 티켓이 주어진다. 올림픽대표팀은 8강전에서 탈락하며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 무산됐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다. 

황 감독은 입국 인터뷰에서 "늦은 시간까지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우리 선수들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 앞으로도 많이 성장해야 되고 또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 비난보다는 격려를 많이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황선홍 감독은 "핑계 같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연령대 팀의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2년 정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 구조와 이 시스템이면 (상위권 국가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하위권 국가와) 격차는 더 좁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걸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같이 노력해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황선홍호/게티이미지코리아
황 감독이 말하는 시스템은 감독의 계약 기간과도 관련이 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2021년 9월 U-23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 당시 계약 기간은 2024 파리올림픽 본선까지였지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평가를 거쳐 계약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사실상 계약 기간은 2년이었다. 

황선홍 감독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사실상 올림픽까지 U-23 대표팀을 지휘할 수 없었기 때문. 다행히 황선홍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당연히 계약은 파리올림픽 본선까지 연장됐다. 

그러나 놓친 것이 있다면 연령별 대표팀의 가장 큰 목적인 유망주 육성. 단기적인 성적을 위해 황선홍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병역 혜택이 필요한 이강인(PSG), 홍현석(헨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유럽파 선수들을 대거 차출했다. 그 결과 단기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후 올림픽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 황선홍 감독/인천국제공항=노찬혁 기자
황 감독도 이 부분을 꼬집었다. 황 감독은 "장기적인 플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연령대 4년 주기로 가야 된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서 감독 수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그 다음 이후에 올림픽을 준비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4년이라는 시간이 아니다. 저는 지난해 9월에 집중해야 되는 상황이고 끝나고 나서 이제 4월에 집중해야 되는 상황인데 핑계일 수도 있지만 정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몇 개월밖에 몇 개월밖에 안 된다. 그런 구조 갖고는 절대 우리가 아시아권에서 상대를 완전하게 제압한다 있을 수 없다. 바꿔야 된다"고 말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