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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토트넘 '사과했음 된거 아냐? 지나가자'...FA "그건 너네 입장이고"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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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열흘에 걸쳐 언론과 여론을 뜨겁게 달군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홋스퍼)에게 벌금과 출전 금지 조치까지 알아보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의 소식을 전하는 영국 현지 매체 '스퍼스 웹'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FA가 손흥민에 대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조사하고 있으며, 벤탄쿠르에게 출전금지와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FA는 아직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벤탄쿠르의 기소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벤탄쿠르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우루과이의 한 방송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던져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인터뷰 진행자가 "당신의 유니폼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달라"는 말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를 언급했다. 이어 "쏘니의 사촌 것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어차피 그들(동양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며 딸을 안은 채로 응수했다.

'아시아인은 똑같이 생겼다'는 전제 하에 생각없이 던져진 인종차별 발언에 한국팬과 더불어 해외팬들도 그의 SNS 계정에 몰려들어 맹렬하게 비난을 가했다. 이에 벤탄쿠르는 단 24시간만 유지되는 SNS 스토리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문을 작성했다.

그러나 이 휘발성 사과문으로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여기에 손흥민의 애칭 'SONNY'를 'SONY'로 틀리게 적어 오히려 진정성 의혹만을 키웠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침묵하고 있던 손흥민이 직접 나서 벤탄쿠르와 화해하고 용서했다는 입장문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시종일관 조용하던 토트넘도 손흥민의 사과문 뒤에서 "벤탄쿠르의 인터뷰 영상과 선수의 공개 사과 이후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성과 평등, 포용이라는 목표에 따라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한 추가 교육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벤탄쿠르 또한 장문의 사과문을 다시 한번 SNS에 올렸지만 해당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오해"라고 표현하며 여전히 부정적 여론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벤탄쿠르는 짧은 열흘동안 수많은 비난에 휩싸였고 심지어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SK로의 이적설까지 제기됐다. 벤탄쿠르의 에이전트가 선수 이적을 위해 갈라타사라이의 임원을 직접 만났다는 보도까지 터졌다. 여기에는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이 영향을 미쳤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구단과 벤탄쿠르, 더러는 손흥민까지도 더 이상 사태가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FA는 이와는 별개로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인종차별로 인해 처벌을 받은 사례는 종종 보도되곤 한다. 지난 202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에딘손 카바니는 '네그리토(오스트레일리아 계열 소수민족)'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벌금 10만 파운드(한화 약 1억7,570만원)와 3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전년도인 2019년에는 맨유의 베르나르도 실바가 팀 동료 벤저민 멘디에 대해 "누군지 맞춰보라"는 글과 함께 스페인 초콜릿 브랜드 마스코트를 함께 올려 벌금 5만 파운드와 1경기 출장 처분을 받기도 했다.

'스퍼스 웹'에 따르면 "토트넘은 내부적으로 상황을 처리한 것 같지만 그들의 모든 행동방침은 FA의 결정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팀은 이 상황에 대해 선을 긋는 것 같지만 FA의 결과가 어디에 닿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최근 우리는 전 프리미어 리그 심판인 로저 기포드가 비슷한 행위로 5개월 정도 출장 정지 처분을 받는걸 봤다"며 "만약 벤탄쿠르가 비슷한 처분을 받는다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벤탄쿠르, 손흥민 SNS, '포르 라 카미세타'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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