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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㉑ '절대왕정의 상징' 베르사유 궁전 수놓는 승마(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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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마술·장애물비월·종합마술서 6개 금메달…황영식 홀로 출격
(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림픽 종목 가운데 동물과 함께 호흡하는 특별한 종목인 승마는 전통도 유구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900년 제2회 올림픽 때부터 승마 경기가 열렸다.

그로부터 124년이 흐른 2024년에도 승마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1924년 대회에 이어 100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로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승마가 특별한 이유가 바로 대회 장소다.

파리 올림픽 승마 경기는 그 유명한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최된다.

수도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가량 떨어진 근교 지역 베르사유시(市)에 자리한 이 궁전은 '태양왕' 루이 14세로 대표되는 17세기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이다.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사크레쾨르 성당 등과 함께 파리 인근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는 베르사유 궁전은 계절과 시기를 막론하고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화려하기로 이름난 정원의 중심부인 에투알 루아얄 광장이 승마와 근대 5종을 위한 야외 경기장의 자리다.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마장마술·장애물비월·종합마술의 개인·단체전 체제로 열린 승마 종목에는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동물과 호흡을 맞출 뿐 아니라 남자부와 여자부 구분 없이 동시에 경쟁하는 게 승마 종목의 특징이다.

마장마술은 기수와 말이 길이 60m, 너비 20m의 경기장을 정해진 경로에 따라가면서 얼마나 조화를 이뤄내는지 평가하는 경기다.

서로 다른 곳에 자리 잡은 심판 5명이 기수와 말의 연기를 평가한다.

기수와 말의 교감과 조화가 특히 중요한 종목이다. 정해진 동작을 더 절도 있고 우아하게 수행하는 말과 기수에게 높은 점수가 주어지는 식이다.

장애물비월은 12∼15개의 장애물을 통과해서 정해진 시간 안에 경로를 완주해야 하는 경기다.

말이 기수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장애물 통과를 거부하거나 주행 도중 장애물에 걸려 기수가 낙마하면 감점 또는 실격된다.

종합마술은 3일에 걸쳐 마장마술, 크로스컨트리, 장애물비월을 모두 하는 종목이다. 이 중 크로스컨트리에선 오솔길, 늪지, 도로 등으로 이뤄진 약 30㎞의 코스를 주행한다.

이달 27일부터 시작하는 승마 종목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선수는 황영식(대한승마협회)뿐이다.

마장마술 개인전에 나서는 황영식은 오는 30일부터 베르사유 궁전의 에투알 루아얄 광장에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승마의 본산이자 중심은 유럽이다. 한국 승마는 아직 올림픽 무대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44개의 메달(금 15·은 13·동 6)을 획득했지만, 올림픽은 출전조차 쉽지 않았다.

개최국으로 나선 1988 서울 올림픽 때 마장마술 개인전(서정균)에서 10위,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7위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순위다.

최근엔 이 정도의 성적도 내지 못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최준상이 경기를 마친 선수 중 최하위인 46위에 그쳤고, 2012 런던 올림픽에는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가 없었다.

이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올림픽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유일하게 마장마술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리우 대회 때 1차 예선까지 치른 뒤 조모상으로 중도 귀국했던 김 본부장은 도쿄 대회에서도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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