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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 '미국에 동메달 강탈' 루마니아 총리 격분... 왜?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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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이해하지 못하는 판정 끝에 메달을 박탈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루마니아의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의 판정에 분노했다.

치올라쿠 총리는 지난 7일 공식 SNS를 통해 폐막식 불참을 통보했다. 이는 지난 5일 오후 9시 23분(한국시간) 펼쳐진 여자 체조 마루 결승에서 벌어진 판정 번복 논란 때문이다.

총리는 "우리 선수들이 체조에서 불명예로운 처우를 당한 관계로 파리올림픽 폐막식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 번복으로 정직하게 따낸 메달을 강탈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정치인으로써는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올림픽 및 체조 심판진을 비난했다.

루마니아의 안나 버르보수는 마루에서 13.700점을 획득, 당초 3위에 오르며 동메달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미국 선수단의 조던 차일스가 심판진에 이의를 제기했고, 당초 13.666점을 획득했던 그의 점수는 13.766점으로 변경되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미국은 이로써 은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와 더불어 동메달을 차지, 포디움에 두 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그러나 루마니아로써는 두 명의 선수가 모두 13.700점을 획득, 동메달 순위싸움에서 우위에 있던 상황 중의 날벼락이었다.

총리는 이어 "금-은-동 등의 금속(메달) 따위로는 우리 선수들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을 메달리스트와 동등하게 포상할 것이다"라며 선수단을 위로했다.

이어 그는 승부조작설을 제기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전했다. 정치인으로써 미묘한, 그리고 절제된 표현이었지만, 실상은 프랑스가 도핑-승부조작으로 망신당했던 공산권 국가인 소련-중국과 다를 바 없다는 강한 어조였다.

그는 "이 대회 조직위원회가 의심된다. 나는 공산주의에서 러시아인들이 올림픽에서 우리에게서 메달을 강탈했던 일을 기억한다. 당연하지만 그 사건에서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은 없었다. 나는 오늘 누구와도 논쟁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오직 자신의 가치를 완전히 입증한 일부 루마니아인들에 대한 노골적인 불의에 대해 나의 제스처를 통해 항의하기로 했다"라며 직설적으로 이를 언급했다.

우리나라 또한 한국 대신 '북한'으로, 태극기 대신 남아공 국기로, 오상욱(펜싱 사브르 개인 금) 대신 '오상구'로 표기되는 등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려운 반복적인 사고들이 있었으나, 국가원수인 윤석열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개인적으로 연락했을 뿐, 공식적으로 분노를 드러낸 바는 없었다. 관례상 서열 2위, 총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루마니아 치올라쿠 총리의 분노는 정치인으로써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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