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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전 뒤 득녀' 황인범 "축구 더 잘하고픈 욕심 생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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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과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지난 5일 밤은 힘들었던 시간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그날 치른 '약체'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홈 경기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황인범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기분 좋은' 밤이다.
다음 날 새벽, 황인범의 부인이 귀여운 딸을 낳았다. 자랑스러운 첫 아이다.
가슴 벅찬 득녀 소식을, 황인범은 오만과 원정 경기를 이틀 앞둔 8일 대표팀 훈련장에 취재 온 기자들에게 처음 공개했다.
경기를 마치고 서울의 한 병원으로 달려간 황인범은 진통을 느끼는 부인을 보며 '이제 내 삶이 새로 시작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진통이 극에 달하자, 황인범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분만실 밖으로 나왔다.
황인범은 "와이프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다 들리는데 너무 미안했고, 또 고마웠다"면서 "그 소리가 들릴 때부터 아기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 계속 바보처럼 울기만 했다"고 돌아봤다.
황인범은 그 순간 "축구 선수의 역할을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생겼다. 그리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정말 부끄럽지 않은 남편, 아빠가 되자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부인이 임신하기 전부터 첫째로는 '딸'을 원했다는 황인범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되니 배 속의 아이에게 미안할 수도 있으니 누가 딸을 원하는지 아들을 원하는지 물어봐도 쉽게 대답을 못 했다. 그저 건강하게만 나와주기를 바랐다"고 돌아봤다.
딸을 품에 오래 안고 있지는 못했다. 6일 밤 황인범은 대표팀으로 돌아가 오만 원정길에 올랐다.
7일 오만에 도착, 홍명보호의 '첫 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만약 오만을 상대로 득점한다면, 건강하게 나온 딸을 위해 골 세리머니를 펼칠 계획이다.
다만, 그 유명한 브라질 '레전드' 베베토의, 팔을 양옆으로 흔드는 '요람 흔들기' 세리머니는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황인범이 9월을 못 잊을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세르비아 즈베즈다에서 뛰던 그는 네덜란드 리그 이적 마감 기한인 2일(현지시간) 명문 페예노르트로 이적했다.
네덜란드 리그는 빅리그에 좋은 선수를 공급하는 기능으로 정평이 나 있다.
황인범의 페예노르트 입단은, 오랜 시간 유럽의 '변방 리그'에서 성실하게 뛰어온 그가 이제 빅리그에 도전할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황인범 역시 네덜란드의 '셀링 리그' 성격을 언급하면서 "난 이제 만 28세가 되는데, 그런 (어리지 않은) 선수에게 투자하면서 영입한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과 오만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11시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