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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펑크 2, 정치극 탈은 썼지만 엄연한 '생존기'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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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스트펑크 2 로비 이미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11 비트 스튜디오(11 bit Studio)가 2018년 출시한 프로스트펑크는 현재까지도 생존 시뮬레이션게임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이전 작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의 노하우를 살려 빙하기 속 인류의 처절함을 훌륭히 묘사했으며, 특유의 그래픽과 사운드로 만든 몰입감은 아직까지 유저들 사이에서 종종 회자된다.

그만큼 오는 21일 출시를 앞둔 프로스트펑크 2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 게임메카는 출시 전 미리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직접 해본 프로스트펑크 2는 전작보다 커진 규모는 물론, 세력 평판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전과는 없던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층 발전된 몰입감으로 그린 전작의 30년 후

프로스트펑크 2는 전작으로부터 30년 후, 도시를 이끌던 대장이 죽고 새로운 관리자가 임명되며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그 관리자가 되어, 혹한으로부터 시민들을 지키고 도시를 키워나가야 한다.

전작에서 호평 받았던 사운드와 그래픽,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한층 발전했다.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해 인물 묘사는 세밀해졌으며, 웅장한 사운드를 살린 영화 같은 연출이 보다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 이번 배경은 전작으로부터 30년 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한 단계 발전된 그래픽과 연출이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처절함을 보여주는 돌발 이벤트도 건재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플레이어는 극한 상황 속 끊임없이 불편한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에 따라 전체적인 서사가 달라직지에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프로스트펑크 1을 플레이한 유저라면 전작 엔딩 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 인간의 처절함에 대한 묘사는 여전히 훌륭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도시 규모는 커지고, 난이도는 높아졌다

프로스트펑크 2는 혹한 속에서 도시를 키워나간다는 궁극적인 목표는 전작과 같기에, 언뜻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세세한 부분을 파고들수록,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작품임이 느껴졌다.

우선 인구 수와 도시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확대됐다. 전작의 인구 수는 고작해야 100명 단위였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의 인구는 기본 1,000명 단위부터 시작하여 후반에는 4만 명이 넘어간다. 그만큼 필요한 자원도 석탄부터 석유, 자재, 물자, 식량 등 종류가 방대해졌으며, 때문에 발전기 주변뿐 아니라 외부 지역을 탐사해 추가 도시도 건설해야 한다.
▲ 인구는 물론, 활동 영역도 방대해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건설 방식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전작은 자원 근처에 건물을 짓고 도로를 잇기만 하면 됐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식량, 석탄, 석유, 자재 등 자원에 따라 구역을 먼저 지정한 뒤 추가적인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구역만 지정해도 자원은 모을 수 있지만, 추가 건물을 건설할 경우 채굴 속도와 채굴량 등 부가 효과를 얻어 보다 수월한 자원 채집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배치에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각 구역을 어떻게 배치하는지에 따라 도시전체의 난방이나 위생 수치가 달라진다. 또한 추가 건물도 구역 확장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건설할 수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각 구역의 생산량과 소비량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 신중한 배치가 필요하다.
▲ 자원을 캐려면 우선적으로 구역을 지정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건설 시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추가 건물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정치와 생존, 두 요소의 끝없는 저울질

프로스트펑크 2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핵심은 세력 평판이다. 게임 내에서는 한파에 적응할 것을 주장하는 진화론자부터 전통과 종교를 중시하는 신앙수호자, 기술적 진보를 강조하는 뉴 런던인, 외부에서 도시에 유입된 영구동토인 등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4개 집단을 만날 수 있다.
▲ 영구동토인, 진화론자, 신앙수호자, 뉴 런던인까지 4가지 세력이 등장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플레이어는 이들 사이에서 도시 운영에 필요한 법령을 제정하고, 기술을 연구하며 도시를 발전시켜야 한다. 다만 법령과 연구, 심지어는 건설까지도 세력 평판에 영향을 주기에 매번 신중함이 요구된다. 특히 법령은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선택했던 전작과 달리 세력 대표들의 투표로 결정되며, 평판에 따라 시행이 거부될 수도 있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도시를 위해서 꼭 필요한 법령임에도 특정 세력의 반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자주 발생한다. 기자의 경우 질병 수치를 낮추기 위해 감염자 식별표 법령을 제정하려 했으나, 일부 집단에서 평등을 해친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져 통과시키지 못했다. 그로 인해 질병 수치를 낮추지 못해 생존은 물론 세력 평판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 법령과 연구 시행으로 도시를 발전시킬 수 있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들 하나하나가 세력 평판에 영향을 미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평판에 따라 법령 시행이 거부되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모든 세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정 집단을 옹호하면 투표 조작이나 노동력 차출 등 각종 보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이 경우 다른 세력의 평판은 필연적으로 낮아져 충돌이 발생한다. 이를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도시 안정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세력과 생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저울질하게 된다.
▲ 한쪽 세력을 옹호하면 필연적으로 다른 세력과 충돌이 발생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이처럼 세력 시스템의 비중이 크면, 게임의 본질인 생존 시뮬레이션보다 정치 시뮬레이션 색깔이 짙어질 위험이 있다. 프로스트펑크 2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치와 생존 간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한다. 각 세력이 요구하는 법령이나 시설은 궁극적으로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부분이 극한의 상황 속 인간이 가진 처절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나아가 후반으로 갈수록 생존을 위한 세력 간의 분쟁은 절정에 치닫으며, 결말에서는 전작보다 한층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 세력의 모든 행동은 결국 생존을 위한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복잡하지만, 다방면으로 발전한 작품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복잡해진 시스템으로 인해 초반 피로도가 높으며, 불안정한 최적화로 도시 규모가 커질수록 프리징이나 배경음악 끊김 현상이 잦아졌다. 전작만큼은 아니지만 아쉬운 번역 완성도도 눈에 밟혔다.
▲ 튜토리얼은 자세하지만, 그 양이 너무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이를 감안해도 프로스트펑크 2는 전작보다 분명 발전된 작품이었다. 복잡한 시스템은 적응만 한다면 전작보다 훨씬 풍성한 게임성을 자아낸다. 여기에 한층 발전된 그래픽, 방대해진 서사로 몰입감을 끌어올렸으며, 인간의 양심과 감정에 대한 선택지는 세력 간 분쟁으로 깊이를 더했다.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재미를 느끼는 순간 프로스트펑크 2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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