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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문산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⑭]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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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35호

조그만 하천 길을 따라 들어가면서 '이런 곳에 성당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골목을 거처 조금 들어가자 앞이 확 트이면서 커다란 느티나무와 함께 회색 벽면에 빨간 지붕으로 된 성전이 보인다. 성전 앞 널따란 잔디밭에 일자로 된 한옥이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다. 성당 오른쪽에는 나지막한 건물에 성당 사무실이 있다.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서 인사를 드리자 명찰을 정리하던 직원과 꽁지머리를 한 젊으신 신부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성당 사진을 촬영하러 왔다고 말씀드리자 자유롭게 촬영하라고 하신다. 조금 긴장하였는데 감사하다. 사진 촬영하려고 왔다고 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이 있기도 한다.
성당으로 들어가면서 보이는 문산성당 전경
왼쪽의 성전과 오른쪽 사무실
문산성당은 서부 경남지역 최초의 가톨릭 천주교회다. 처음에는 마산 본당에 속한 작은 공소였으나 1905년 본당으로 승격되었으며 1913년 문산 본당으로 이름을 바뀌었다. 성당 안에 있는 두 동의 본당이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었다. 한옥으로 된 옛 본당은 1923년 세워진 이래로 여러 차례 고쳐지었으며, 다른 하나는 고딕 양식 건물로 1937년에 세워진 이후 지금까지 본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1923년 세워진 옛 본당으로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35호로 지정
고딕 양식의 본당
이 성당은 한옥과 고딕 양식의 본당 건물로 조화를 이루고 있고 우리나라 성당 건물의 변화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한옥으로 된 성당 건물은 남이 있는 경우가 드물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고 한다. 구 성전 안쪽에는 문산성당의 초대 신부님 사진부터 좌우 벽면에 부착되어 있어 오래된 성당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지금은 식당으로 활용되는 것 같다.
예수님과 12사도가 설치된 성전 앞 제대 모습
수녀님과 자매가 기도하는 성전 내부
닫혀 있는 성전을 살짝 밀자 슬며시 열린다. 예수님과 12사도의 모습이 전면에 설치되어 있다. 수녀님과 자매님 한 분이 기도를 드린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넘어가는 햇볕을 받아 밝게 빛난다. 사진을 촬영하고 나오려는 데 기도 드리던 수녀님께서 이 지역에서 탄생한 유일한 복자이신 정찬문 안토니오께서 사봉공소에 모셔져 있다면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다며 찾아가 보기를 권하신다. 마음 씀씀이가 감사하다.
성전 내부의 유리화
성전 오른쪽에는 큰 바위 아래 조성된 성모 동산에는 자그마한 성모님이 모셔져 있고 그 오른쪽에는 나지막한 기와집을 새롭게 단장하여 만든 쉼터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탁자와 커피 추출기가 설치되어 있다. 옛날 한옥을 예쁘게 단장하고 꾸며 놓아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옥 대청마루에는 통유리로 만들어 놓고 탁자와 소파까지 비치되어 있다. 쉼터에는 "한 잔 천원입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라는 문자가 적혀 있고 커피 추출기가 놓여 있어 햇볕이 드는 쪽에 마련된 탁자에 노트북을 펴 놓고 자리를 잡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가져본다.
새롭게 단장된 쉼터에는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전면이 탁 트인 쉼터에서 여유롭게 쉬고 있는 순례객
크고 웅장하고 새롭지는 않지만 오래되고 나지막하고 정감 가는 건물들로 되어 있어 아늑하여 더 머물고 싶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신자들이나 순례객들이 찾아와 기도 드린 후 둘러보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여유롭게 쉬어 갈 수 있는 좋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녀님 말씀을 따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봉공사도 둘러보았다. 온 사방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공소는 본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건물이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사봉공소
주소 : 경남 진주시 문산읍 소문길 67번길 9-4

전화번호 : 055-761-5453

주변 가볼 만한 곳 : 진주성, 촉석루, 경상남도 수목원, 진양호, 잔치령터널
조남대 작가 ndcho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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