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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불가피해진 가족 간병...직원들 간병 돕는 기업, 효율성 올라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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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국간병연합(National Alliance for Caregiving)이 2020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성인 친척이나 친구를 돌보는 사람은 약 48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대다수(61%)가 간병하는 동안 취업했으며, 대부분이 정규직이다.

하지만 노부모나 병든 배우자 또는 가족을 돌보면서 일을 하는 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간병할 경우 번아웃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간병사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뉴스1
간병사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뉴스1

S&P 글로벌이 대기업에서 정규직 또는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간병인을 대상으로 2023년에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직장인 간병인은 일과 돌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응답자의 50%는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거나, 휴가를 쓴다고 답했고, 32%는 휴직을 했다고 답했다. 37%는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파트타임으로 전환했고, 16%는 승진을 거부했으며, 거의 16%가 잠시 일을 멈췄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노부모나 병든 가족을 돌보는 직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갖고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CNN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조셉 풀러 경영학 교수는 기업이 직원에게 간병 혜택을 제공하는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투자 수익률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직원들에게 간병 회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운 약 100개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회사의 혜택으로 인해 휴가를 가거나 사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CNN은 “직원을 교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직률을 낮추면 간병 혜택을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간병 혜택이 있으면 결근이 줄어들어 근무 시간이 늘어난다고 답했다.

미국 인구가 고령화되고 가족을 간병하면서 직장에 다녀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환경을 고려하면 직장을 다니면서 돌봄을 하는 일은 보편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기업은 직원을 대상으로 한 돌봄 서비스 지원을 확대 중이다.

5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업체 머서(Mercer)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4%는 현재 노인 돌봄인 추천이나 상담을 제공하거나 내년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20%는 노인 돌봄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고, 17%는 간병인 지원을 제공하며, 14%는 노인 돌봄 휴가를 제공하고, 10%는 간병인을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5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의 경우 이러한 유형의 혜택을 제공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직원들에게 돌봄 의무를 수용하기 위해 근무 장소와 시간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은 필수적인 지원”이라며 “일부 고용주는 보다 구체적인 지원도 제공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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