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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장대비에 경기하더니 정작 비 그쳤는데 못한다…초유의 KS 2박3일 1차전, 팬들 이해 좀 해주세요[MD광주 KS]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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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 심판이 우천중단 후 서스펜디드 경기로 선언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가을 장대비에 경기하더니 정작 비 그쳤는데 야구를 못한다고?

야구 팬들은 충분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은 거센 빗속에서도 강행했다. 예정시각에서 66분간 기다린 뒤 19시36분에 시작했지만, 비 예보는 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밤이 깊어갈수록 빗줄기가 더욱 거세진다는 예보가 있었다.
21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 6회초 무사 1,2루서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그럼에도 KBO는 경기를 일단 강행했다. 5회말 종료 후 클리닝타임에 맞춰 그라운드 긴급보수도 실시했다. 이른바 복토 작업이었다. 그러나 6회초가 시작되고 삼성 김헌곤의 솔로홈런이 터지기 전후로 빗줄기가 강력해졌다. 결국 경기가 중단된 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후 광주에는 계속 비가 내렸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애당초 경기를 시작하지 않아야 했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일부 야구 팬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전반적으로 1점 리드를 잡은 삼성의 상승세가 끊길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 정작 22일 16시부터 예정된 1차전 잔여이닝과 2차전은 13시50분에 일찌감치 전부 취소됐다. 사실 이날은 아침과 오전에 비가 오락가락했으나 정오가 지나면서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았다. 20시 전후부터 다시 비 예보가 있지만, 당장 비가 내리지 않는데 예보만 믿고 경기를 취소하는 것도 어폐가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2004년 한국시리즈 9차전을 방불케 한 비가 내린 21일 1차전은 경기를 강행하다 중단했고, 이날 2차전은 비가 전혀 내리지 않는데 경기시작 2시간10분 전에 미리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벌써 비판을 보내는 팬이 많다.

그러나 KBO도 할 말은 있다. 현장에서 느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 광주에 비 예보가 21일부터 22일까지 있는 건 모든 사람이 알았다. 단, 21일의 경우 22일까지 비 예보가 있는 마당에 쉽게 경기를 취소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었다. 어떻게든 한국시리즈의 문을 일단 여는 게 빗속에서 현장을 찾은 관중에 대한 예의라고 봤다.

그리고 22일의 경우 정오부터 일찌감치 방수포가 덮힌 내야 그라운드에 공기를 불어넣어 건조를 유도하는 등 그라운드 정비에 총력을 가했다. 그러나 KBO 관계자는 “그라운드 정비에만 3시간 이상 걸린다는 그라운드 키퍼의 의견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20시부터 또 다시 비 예보가 있다.

실제 그라운드 상태가 말이 아니다. 22일 오전까지 계속 내린 비로 21일보다 훨씬 악화됐다. 외야 워닝트랙 일부에선 물웅덩이도 형성됐다.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야구는 그라운드에서 갑자기 방향전환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의 부상방지도 중요하다.

만약 그라운드 정비까지 3시간 정도 기다리고, 그때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1차전 잔여일정은 정상적으로 끝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단, 그렇다고 해도 1차전 이후 2차전을 진행할 때 비로 방해를 받을 수 있었다. 최악의 경우 1차전을 어렵게 끝내도 2차전마저 우천에 의한 노게임, 강우콜드, 서스펜디드 게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 광주는 오후 늦게부터 밤 늦게까지 다시 비 예보가 있다.
21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 경기 진행요원들이 방수포를 깔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래저래 KBO로선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초유의 2박3일짜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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