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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8년만에 1년치 폭우… 대홍수에 최소 95명 사망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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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를 비롯한 남동부에 전날부터 폭우가 계속되면서 최소 9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발렌시아 지역에서 92명이,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이 숨졌다. 남부 안달루시아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강이나 하천이 범람하면서 급류에 떠밀려 실종된 주민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구조 과정에서 추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정부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발렌시아에서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이 지역의 지난 20개월 치 강수량보다 많다고 밝혔다.
발렌시아 서쪽 치바에선 밤사이 4시간여 만에 318mm 이상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렌시아의 통상적인 10월 강수량(72mm)의 4배를 넘는 수치다.
폭우로 이 지역 수십 개의 마을이 침수됐으며 열차 탈선 등 사고가 잇따랐다. 안달루시아에서는 276명의 승객을 태운 고속 열차가 탈선했다. 발렌시아시는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공원을 폐쇄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우가 이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기후 현상인 ‘고타 프리아’(gota fria·차가운 물방울)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베리아반도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지중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력한 비구름을 형성하면서 폭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이번 홍수에 영향을 줬다고도 분석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강우, 가뭄, 폭풍, 더위, 추위 등 기상 현상이 극단화하고 그 빈도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번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하면서 스페인 당국의 재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스페인 기상청이 전날 아침 발렌시아 동부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했지만, 지역 당국은 같은 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대응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 주의령이 내려진 때도 전날 오후 8시 이후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