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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인사이트] 서울시, 킥보드와 전쟁… 불법 개조 막고 킥보드 없는 길 만든다
조선비즈
서울시는 6일 전동 킥보드를 불법 개조해 고속 운행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지난 5일에는 ‘킥보드 없는 거리’를 올해 안에 만들겠다고도 했다. 또 불법 방치된 킥보드는 즉시 견인 조치하기로 했다. 빠른 속도로 갑자기 튀어나온 ‘킥라니(킥보드+고라니)’에 길을 걷던 시민이 부딪혀 숨지는 등 관련 사고가 급증하자 안전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전동 킥보드 사고, 최근 4년 만에 270% 늘어
전동 킥보드는 버스·택시를 타기 애매한 거리를 편하게 갈 수 있어 20~30대 사이에서 인기다. 전동 킥보드는 최고 시속 25㎞ 이내로 헬멧을 쓰고 자전거 전용 도로나 차도 가장자리에서 타게 돼 있다. 그런데 최근 이를 어기는 시민들이 늘며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 장치(PM) 사고 건수는 2019년 134건, 2020년 387건, 2021년 445건, 2022년 406건, 2023년 500건 등으로 4년 만에 270%(366건) 늘었다. 지난해 전동 킥보드 사고 유형은 사람(54.2%)이나 차량(42.6%)과 부딪치거나 단독으로 넘어진 경우(3.2%) 등이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전동 킥보드로 불편을 겪었다’는 응답이 79.2%였다.
◇엔진 조작하면 시속 200㎞ 달리는 흉기로 돌변
자동차관리법상 전동 킥보드는 최고 시속 25㎞를 넘으면 이륜 자동차로 분류돼 시장, 구청장 등에게 사용을 신고해야 한다. 전동 킥보드를 시속 25㎞ 이상으로 개조하고 사용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 50만원이 부과된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동 킥보드는 대부분 시속 25㎞를 넘으면 전력 공급이 자동으로 멈추도록 돼 있다.
문제는 손쉽게 전동 킥보드를 개조해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유튜브 등에는 엔진 등을 개조해 전동 킥보드 속도 제한을 푸는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버젓이 올라왔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에 전동 킥보드처럼 생긴 이동 장치가 시속 200㎞로 도로 위를 달린다는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영상은 국내 업체가 해외 판매용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 킥보드가 길가에 방치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부터 킥보드 주차장 280곳을 지정했지만, 주차장이 아닌 곳에 아무렇게나 킥보드를 두는 경우가 많다. 점자 블록 위에 킥보드를 주차해 시각 장애인이 걸려 넘어질 위험도 있다.
◇불법 개조 영상 차단하고 킥보드 통행 금지 구간 설정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동 킥보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시민들이 킥보드를 불법 개조해 속도를 높이지 못하도록 관련 영상을 차단한다. 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킥보드 속도 개조 영상 9개에 대해 접속을 막고, 유튜브(구글코리아)에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킥보드 없는 거리’를 지정해 전동 킥보드 통행을 금지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는 전동 킥보드 불법 주정차 신고가 들어오면 유예 기간 없이 즉시 견인한다. 기존에는 민간 대여 업체가 자율 수거하도록 3시간을 기다려줬는데, 업체가 제때 수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시는 필요하면 민간 업체 대신 관할 공무원이 직접 킥보드를 견인할 예정이다.
전동 킥보드의 속도를 지금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 시속 제한을 기존 25㎞에서 20㎞로 줄이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킥보드를 타는 시민들은 안전을 위해 헬멧을 꼭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프랑스는 작년 9월 투표를 거쳐 전동 킥보드 대여를 금지했다. 당시 파리에서 이탈리아 관광객이 전동 킥보드 사고로 숨지는 사고 등이 발생하자 킥보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한다. 호주 멜버른과 스페인 마드리드 등도 전동 킥보드 대여를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