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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귀환] 오하이오주 ‘흙수저’ 출신서 ‘MAGA 후계자’가 된 J.D.밴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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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차기 부통령으로 선출된 J.D. 밴스 상원의원(40, 오하이오주)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분류되는 오하이오에서 1984년 태어났다. 전체 이름은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이지만 앞 글자를 딴 제이디(J.D.)라는 애칭을 주로 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와 기업가를 거쳐 상원의원까지 오르며 자수성가했다.
차기 미국 부통령인 J.D.밴스가 대선 전인 1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포티지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
차기 미국 부통령인 J.D.밴스가 대선 전인 1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포티지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

밴스의 어머니는 마약 중독자였고 부친은 가정 폭력을 일삼았다. 부모는 밴스의 어린 시절 이혼했다. 이로 인해 밴스는 가난과 폭력으로 점철된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다행히 빈곤 속에서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손에 자랐고, 자신의 힘으로 대학을 나와 변호사가 됐다. 그리고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정치권에 발을 디딘 지 2년 만에 부통령까지 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의 구호였던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후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밴스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6개월가량 이라크 전쟁에 파병된 것을 포함해 5년을 복무했다. 이 기간 해병대 홍보 담당관으로 일했고 전략적 사고법, 규칙적인 생활법 등을 배웠다고 한다. 이후 2007년에 오하이오주립대에 입학해 정치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이후 2010년 예일대 법학대학원에 입학해 2013년 졸업했다. 여기서 인도계인 부인 우샤 칠루쿠리 밴스를 만나 결혼했고 세 자녀를 뒀다. 예일대에 다닐 때는 가난한 가정환경, 좋은 성적 덕분에 전액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밴스는 예일대 법학대학원 당시 에이미 추아 교수의 권유로 자전적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를 집필했다. ‘힐빌리(Hillbilly·시골 촌뜨기)는 백인 노동자 계층을 낮춰 부르는 말이다. 밴스가 태어난 오하이오 미들타운은 애팔래치아산맥의 외딴곳에는 힐빌리들이 모여 사는 동네였다. 밴스가 2016년에 출간한 힐빌리의 노래는 하층 백인 노동자 계층의 삶과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당시 힐빌리의 노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맞물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밴스는 변호사로 일하던 도중 2015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디지털 결제 회사 페이팔 창업자 중 한 명인 피터 틸이 만든 ‘미스릴 캐피털’에 합류해 벤처 투자자로 변신했다.

2017년에는 미스릴 캐피털을 떠나 레볼루션 LLC라는 벤처캐피탈에 합류했다. 또한 고향 오하이오주로 이주해 비영리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밴스는 2016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문화적 헤로인’이라 비판하는 등 ‘반(反)트럼프’ 인사였다. 하지만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를 지지하기 시작했고, 2022년 오하이오주 공화당 출신 롭 포드먼 상원의원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하면서 출마 기회를 얻어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힐빌리의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엘리트와 민주당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밴스는 지난 10월 17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2016년에는 미국 정치의 분열이 부분적으로 트럼프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2018~2019년에는 미국 정치의 분열이 미국 정치 자체와 미디어 문화의 잘못에서 찾았다. 미국은 자국 시민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분열을 조장하지 않았고, 그저 분열에 대응하고 완전히 무시당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상사인 피터 틸은 밴스의 든든한 우군이다. 피터 틸은 밴스가 상원의원에 출마할 당시 1000만 달러를 기부하며 힘을 보탰다. 또한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실리콘밸리에서 지원을 받는데 기여했다.

밴스는 포퓰리즘적인 경제 정책을 지지하고,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보수 인사다. 지난 7월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전 몇 달 동안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대학과 서류가 미비한 이민자를 고용하는 대학에 연방 정부의 지원금을 중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중국 정부가 국제무역법을 어길 경우 미국 자본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안을 지지했다. 민주당의 이민 정책에도 반대했다.

한편, 밴스는 첫 M세대(밀레니얼 세대·미국 기준 1980~1990년대 중반생)이자 역대 셋째로 젊은 부통령이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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