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5 읽음
[尹 임기반환점 ②] 친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데일리안
0
'김기현 지도부'서 절정 맞았지만
'한동훈 지도부'서 친한계와 경쟁
윤 대통령 지지율에 친윤 미래 달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날은 지난 2021년 7월 30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날은 같은 해 11월 5일이다. 윤 대통령이 입당 후 2022년 3월 대통령 당선까지 걸린 시간은 약 7개월에 불과하다.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한 윤 대통령은 빠르게 당을 장악할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다.
윤 대통령은 '핵관정치'를 통해 당 권력을 손에 쥐었다고도 볼 수 있다. 윤석열정부 초반 국민의힘에는 자칭타칭 '윤핵관'으로 일컬어졌던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을 필두로 한 친윤계 의원들이 넘쳐났다.
윤 대통령의 당권 장악은 2022년 8월 이준석 전 대표가 친윤계에 의해 축출되면서 가속화됐다. 윤 대통령과 당시 당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이 나눈 문자메시지에 의하면 이 전 대표는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였다.
같은 해 12월 장제원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힘 친윤 의원들 공부모임 '국민공감'이 출범했다. 21대 국민의힘 소속의원 115명 중 71명이 참석하며 대대적인 세 과시를 했다. 국민공감 간사단은 이철규·김정재·박수영·유상범·배현진 등 당시 대표적인 친윤 의원들이 맡았다.
2023년 3·8 전당대회에서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로 윤심(윤 대통령 의중) 후보인 김기현 대표가 당선되면서 윤 대통령은 완벽하게 당을 장악했다.
김 대표를 당대표로 만드는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나서 '안철수·나경원 축출'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나경원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종용하는 친윤계가 주도한 '초선 연판장'은 당내에서 오랫동안 회자됐다.
윤 대통령 임기 2년차의 '김기현 당대표-윤재옥 원내대표-이철규 사무총장' 체제는 친윤 파워가 최대치에 달했을 때다.
친윤계는 박근혜정부와 함께 무너진 보수정당에서 6년 만에 최대 계파로 자리 잡았지만, 국민의힘은 '용산 대통령실 여의도출장소'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힘을 떨치던 친윤계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24년 총선 민심 바로미터로 여겨진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다.
보궐선거 참패 이후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게 되고, 2023년 12월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찐윤(진짜 친윤)'으로 여겨지며,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인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친윤계가 '이준석-나경원-안철수'에 이어 '한동훈 축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총선 후 2024년 7·23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가 압승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 대표는 62.8% 득표율을 얻으며, 원희룡 전 장관을 지지했던 친윤계의 노골적 견제를 이겨냈다. 22대 국회에 '한동훈의 사람들'이 생기고,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내내 하락세를 타면서 친윤 세력이 예전만 못하게 된 것이다.
현재 22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친윤계는 30여 명, 친한(친한동훈계)계는 20여 명 정도로 분류한다. 나머지 의원들은 모두 중립으로 분류되며 친윤과 친한 사이를 관망하고 있다.
국민공감 출범 당시 71명이 합류했던 것을 생각하면, 친윤계가 절반 미만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여기에 당내에서는 '주윤야한(낮에는 친윤, 밤에는 친한동훈)' 말까지 나오고 있다. 낮에는 친윤계 행세를 하지만 밤에는 친한계로 돌아서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친윤에서 친한으로 공개적으로 계파를 옮긴 의원들도 눈에 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 이상 친윤 세력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이 대통령 부부를 향한 악화한 민심을 바꾸게 될지 주목된다.
만약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되지 못하면, 친윤계가 힘을 회복할 길은 요원하게 된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당내 이탈표 단속 등 현실적 필요성을 고려하면, 임기 반환점을 도는 윤 대통령이 임기 초반 때와 같은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미련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한 대표와의 공존공영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