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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 나달에게 헌사…테니스 전설의 우정 "서로의 존재가 더 큰 즐거움이었다"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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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남자 테니스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남자 테니스의 강자로 군림했던 '빅4' 중 3명이 이젠 '은퇴 선수'가 되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2022년에 은퇴했으며, 올해는 나달과 앤디 머리(영국)가 코트와 작별했다. 현재 '빅4'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남은 선수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뿐이다.

페더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달에게 헌사를 올리며 그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내가 당신을 이긴 것보다 당신이 나를 이긴 적이 더 많았다"며, 특히 클레이코트에서의 나달의 강력함을 인정했다. "당신을 이기기 위해 더 노력해야 했다"는 페더러의 말은 나달에 대한 경외감을 잘 나타낸다. 실제로 두 선수의 맞대결 전적에서 나달은 24승 16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메이저 대회에서도 나달이 10승 4패로 앞섰다.
나달은 이날 경기를 마친 후 "테니스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며 은퇴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는 새로운 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은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마지막 경기는 네덜란드의 보틱 판더잔출프에게 0-2(4-6 4-6)로 패하면서 끝났다. 나달은 자신의 경력이 남긴 발자취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테니스계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올해는 2001년생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와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각종 메이저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대교체'를 알렸다. 신네르는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테니스 시대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변화는 '빅4'의 은퇴와 함께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날 나달은 은퇴 소감을 전하면서 페더러와의 특별한 우정도 회상했다. 그는 "페더러와 함께 경쟁하며 많은 것을 배웠고, 그가 있었기에 나도 더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전설의 경기에서의 패배는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들이 남긴 유산은 앞으로의 세대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다.

조코비치는 여전히 현역으로 남아 있으며,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자신의 기록을 추가했다. 그러나 그 역시 메이저 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하며 '빅4' 시대의 종말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단식 우승 기록은 조코비치가 24회로 가장 많고, 나달이 22회, 페더러가 20회로 뒤를 이었다.

사진 = AFP,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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