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M850i 그란 쿠페: V형 8기통 엔진! 마지막 내연 기관을 선택한다면19일 로터스 에메야 S를 용인 스피드웨이 트랙에서 만났다. 에메야는 얼마 전 ‘하이퍼 GT’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내 공식 출시했다. 이 차는 고성능 대형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S는 트림명으로 기본형과 고성능 R 사이 중간이다.
로터스는 전기차 출시 이전에 경량 스포츠카를 주로 만들었다. 1,200kg 대 엑시지와 더 가벼운 800~900kg 대 엘리스를 제작했었다. 로터스 창업자 콜린 채프먼은 무게를 줄이면 모든 구간이 빨라진다고 말할 정도였다. 로터스는 ‘경량화’의 상징과도 같았다.현재는 지리자동차와 함께 전동화를 맞이했다. 에메야는 로터스의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준다. 로터스 에메야 R 기준 최고 918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을 앞세우고 102kWh 배터리를 장착해 무게는 2,480kg까지 늘었다. 또한 3미터가 넘는 축거, 고급 실내 소재, 첨단 사양 등을 적용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순수 스포츠카가 아닌 조금 더 대중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에메야 디자인은 스포츠카 브랜드 답게 공기 역학을 고려한 요소가 많다. 실제 공기 저항 계수도 매우 낮은 0.21cd를 달성했다. 두 줄 헤드램프 아래에는 앞바퀴로 통하는 공기 구멍을 배치했고 범퍼에는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액티브 에어 플랩을 장착했다.옆에는 도어 캐치와 라이다 센서 모두 전동 수납식으로 여닫는다. 라이다 센서는 필요시 열고 닫을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사양에 따라 거울과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다. 리어램프는 수평선으로 길게 뻗었다. 램프 양쪽 끝에는 뒷바퀴와 이어지는 공기 통로를 만들었다. 리어 스포일러는 가변식으로 2개를 장착했다. 속도에 따라 2단으로 열리는 각도가 달라진다. 다운 포스를 만들어내는 스포일러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역할도 한다. 실제 서킷 주행 때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실내는 중앙에 15.1인치 대형 OLED 화면을 장착했다. 주행모드, 서스펜션 조절을 비롯한 다양한 조작을 이곳에서 한다. 주행모드 변경 시 변화를 그래픽으로 크게 표현해 시인성은 좋았다. 스티어링 휠은 2 스포크 타입에 육각형 형상이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는 가로로 긴 12.6인치 계기판을 장착했다.
계기판은 작지만 필수 요소들은 한눈에 보기 쉽게 전달한다. 조수석에도 화면을 똑같이 배치해 운전 정보를 동승자와 같이 볼 수 있다. 1열은 세미 버킷 시트를 장착했다. 시트의 쿠션감이나 몸을 지탱하는 능력도 준수했다.에야의 축거는 3,069mm다. 이는 경쟁 상대인 포르쉐 타이칸 보다 169mm 긴 수치다. 2열에 탑승하면 넓은 공간을 잘 느낄 수 있다. 하부에 배터리가 있어 바닥이 일반적인 세단보다는 높다. 하지만 넓은 무릎 공간 덕분에 불편함은 없었다. 머리 공간 또한 넉넉했다.
이쯤에서 의구심이 생겼다. 오랫동안 스포츠카를 만든 브랜드라지만 3미터가 넘는 축거와 2,480kg의 거구를 날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바로 인스트럭터를 따라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시승은 25분간 한 대의 차에 운전자 3명이 돌아가며 탔다. 코스는 용인 전체 서킷 중 절반만 사용했다.짧은 시간이지만 의심은 금세 놀라움으로 변했다. 에메야 S는 듀얼 모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612마력, 최대토크는 72.4kg.m를 발휘한다. 출력은 네 바퀴 모두로 전달한다. 가속력은 충분했다. 서킷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직선 구간에서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했다. 높은 출력 덕분에 초기 발진가속성능은 물론 100km/h가 넘어 210km/h까지 도달하기 까지도 숨을 고르는 모습이 없다.
200km/h가 넘는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다. 회생제동과 브레이크 패드의 강한 제동으로 속도를 줄였다. 차체가 급격하게 쏠리거나 하는 불안한 거동도 없다. 이날 차의 한계까지 주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3그룹으로 나눠 쉬지 않고 진행한 트랙주행 때문에 에메야는 1시간 이상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와 모터가 열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직선 구간을 지나 200km/h에서 100km/h까지 급감속 후 코너를 지나갔다. 약간의 타이어 마찰음이 나긴 하지만 차체는 말리거나 밀려나는 것 없이 인스트럭터의 라인을 똑같이 그려갔다. 서킷 주행은 모든 전자 장비를 켠 채로 주행했다. 그래서 코너 연석을 깊게 밟아도 뒤가 흐르거나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잠깐의 시승이었지만 에매야 S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또한 2.5톤의 전기차도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각종 에어로 다이내믹 요소와 코너 탈출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상품성도 직접 경쟁하는 타이칸과 비교하면 더 좋은 구성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