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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나선 카카오 임원들… 주가부양 ‘안간힘’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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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주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각종 악재로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내면서 주가는 내림세를 면치 못해왔다. 최근 그룹 핵심 임원들이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주가 회복까지 갈 길이 먼 실정이다.
◇ 카카오 임원 9명 자사주 일제히 매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 CA협의체 황태선 총괄 등 핵심 임원 9명은 지난 18일 자사주 매입 사실을 일제히 공시했다. 이들이 매입한 주식은 총 4억5,260만원어치다. 카카오 임원 9명은 지난 8일부터 14일 기간 동안 1,400~1,500주 가량의 주식을 각각 매입했다. 임원 1명당 매입 대금은 5,000만원 규모로 추산된다.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임원을 살펴보면 △황태선 총괄 대표(1,514주) △이나리 CA협의체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1,504주)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1,500주) △정종욱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장(1,432주)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1,487주)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1,520주) △김병학 카나나알파 성과리더 (1,469주)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1,410주) △이승현 HR 리더(1,400주) 등이다.
이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주주신뢰 회복과 책임경영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주가는 2021년 6월께 17만3,000원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후 그해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성장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세로 돌아선 데다 각종 악재까지 부상하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사법 리스크는 시장 신뢰에 타격을 줬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주가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논란·분식회계 의혹 등 각종 악재성 이슈에 시달렸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검찰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적인 조사로 카카오는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을 보냈다.
올해 지난 7월엔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카카오그룹의 오너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됐다가 지난달 말 보석으로 풀려났다.
오너의 석방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으나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김범수 위원장은 관련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사법 리스크는 카카오그룹을 짓누를 전망이다.
◇ 주가 부진 돌파구 찾기 안갯속
여기에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도 본격 부상했다. 최근 검찰은 카카오T 가맹 택시 기사에 콜을 몰아주고 다른 택시 회사의 콜을 차단한 의혹으로 카카오 및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앞서 공정위가 관련 혐의로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검찰이 본격적으로 관련 혐의 조사에 나섰다. 여기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기준 위반 혐의에 대해 중징계 부과를 의결했다.
악재성 이슈가 이어지면서 카카오의 주가는 맥을 못 췄다. 지난 14일 카카오 주가는 장중 3만2,550원으로 떨어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후 주가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폭 회복했지만 20일엔 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07% 하락한 3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1월 11일 장중 고점 대비 42%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해소하기 위해선 리스크 해소와 함께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담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3분기 매출 1조9,214억원, 영업이익 1,3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반면, 매출은 4% 감소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과연 각종 리스크를 딛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