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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조작... 전화 한 통 돌리지 않고 작성한 '창작소설급 여론조사 보고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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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 뉴스1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를 조작한 것을 넘어서 아예 창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위를 기록한 가짜 여론조사 보고서가 명 씨 지시로 전화 한 통 돌리지 않고 100% 창작됐다는 정황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뉴스타파와 MBC가 28일 보도했다.

2022년 국민의힘 경남 창원 의창구 재보궐 선거를 두 달 앞둔 4월 명 씨는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와 통화하며 김영선이 이기는 여론조사를 가져오면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이 전략공천을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명 씨는 "여론조사 하나 가라(가짜)로 만들어야 한다. 김영선(국민의힘)이 35%, 김지수(더불어민주당)가 23% 나오게 하고 장동화(국민의힘)도 (김주수와) 비슷하게 나오게 하라. 그다음에 김종양(국민의힘)은 한 17% 나오게 하라“라고 구체적으로 수치를 제시했다.

명 씨 지시를 받은 강혜경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이름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고, 실제 보고서에 반영된 결과는 명 씨가 불러준 숫자와 거의 일치했다. 김 전 의원은 36.5%로 1위를 기록했고,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 역시 명 씨의 조작 지시와 거의 유사했다. 응답자 수는 611명으로 설정됐고, 100% 무선 전화 방식이라는 조사 개요도 명 씨의 지시에 따라 꾸며졌다.

명 씨는 보고서가 가짜로 의심받지 않도록 치밀하게 지시했다. 조사 샘플 수, 성별 지지율, 소수점 처리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줬다. 그는 "여성 응답자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도록 하라"고 했고, 보고서에는 김영선 후보의 여성 응답자 지지율이 남성보다 높게 기록됐다. 조사 시간 역시 "5월 5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로 설정하라고 했지만, 통화 시각은 이미 오후 6시 16분이었다. 이는 실제 조사가 없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강혜경 씨는 MBC에 "여론조사는 완전히 가짜가 맞다"고 인정했다. 전화 한 통 없이 결과가 만들어진 이 가짜 보고서는 단순 조작이 아니라 여론조사 창작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명 씨 지시로 작성된 보고서가 국민의힘 전략공천 과정에서 사용됐고, 결과적으로 김 전 의원이 당선됐다.

명 씨는 이후에도 또 다른 가짜 보고서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그는 "지난번처럼 그래프를 그리고 티 나지 않게 숫자를 조정하라"며 지지율 비율을 불러줬고 "소수점까지 꼼꼼히 맞추라"고 강조했다. 조작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입단속도 시켰다.

뉴스타파는 명 씨가 조작한 가짜 보고서가 누구에게 전달됐고, 정치권에서 어떤 대가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후속 취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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