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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스톡홀름 밤 밝힌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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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노벨재단은 ‘노벨 주간’을 맞아 ‘노벨 주간 조명’을 7~15일간 펼친다고 밝혔다.
노벨 주간 조명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스톡홀름 시청 외벽에 레이저로 쏜 동영상(미디어 파사드) ‘리딩 라이트’(Leading Lights)와 시청 맞은편 부두에 설치된 조명 '돔 아데톤'(de Aderton)이다. 이 두 조명은 한강을 포함한 총 65명인 여성 노벨상 수상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아 디자인했다.
노벨재단은 '돔 아데톤'과 관련해 “수상자들의 성별 불균형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 작품은 여성 작가들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는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서 (19)79년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다”며 “2024년에 계엄 상황이 다시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2024년 겨울에 이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돼서,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며 “저도 그 모습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 멈추려고 애썼던 분들을 봤다.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는 모습을 봤다”며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 군인들이 물러갈 때 잘 가라고 마치 아들들에게하듯 소리치는 모습도 봤다.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젊은 경찰분들 젊은 군인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는 “많은분들이 느꼈을 거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무력이나 어떤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광주를 향한 애정도 내비쳤다. 한강은 “70년 11월에 광주에서 태어났고, 80년에 서울로 올라왔으니까 9년 2개월 정도를 광주에서 살았다. 나머지 30년은 서울에서 지냈다”며 “저는 광주 사람이기도 하고 서울 사람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이기도 하다. 세계 시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고향이란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광주는 제가 ‘소년이 온다’를 썼기 때문에 제게 중요한 장소이자 이름이다”라며 “‘소년이 온다’를 쓰는 과정이 저를 변화시켰고 중요한 책이다”라고 부연했다.
한강은 “요즘 이 세계 속에 살아가는 게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며 “때로는 희망이 있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요즘은 몇 달 전부터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