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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계엄 후폭풍, 대만은 AI 붐…"시총 1조 달러 가까이 벌어져"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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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인공지능(AI) 붐에 올라탄 주요 테크 라이벌 대만에 더욱 뒤처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한국과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차이가 1조 달러 가까이 벌어진 상황으로 한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더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 증시는 코스피·코스닥 시장과 시총 격차를 약 9500억 달러(약 1352조원) 넘게 벌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
대만 주요 주가지수인 자취안지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상승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해 말 2655.28에서 지난 6일 2428.16으로 8.5%가량 하락하며 주요국 지수 가운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계엄 혼란 여파가 시장에 반영된 4∼6일 코스피지수는 2.8%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자취안지수는 약 0.7% 오르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만 자취안지수 시총의 3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 주가가 올해 들어 79.6% 오르면서 대만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애플 등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며 공급망 생태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의 정치적 혼란을 감안할 때 한국 증시의 할인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혼란은 국가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들었고, 이는 한국의 디스카운트를 근절하기 위해 시작한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도 대만보다 한국에 더 차별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수출 지향적인 한국과 대만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험에 직면한 것은 맞지만, 투자자들은 대만이 미국 의존도에서 덜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 수출품은 미국 기술 공급망의 핵심 구성 품목들로, 과거에도 관세가 면제된 바 있다”며 “이번에도 TSMC는 글로벌 AI 무역의 주요 부분으로 간주되면서 관세 문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결과적으로 한국과 대만 모두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 노출된 것은 맞지만 펀더멘탈적으로 대만이 더 견고하고 안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이런 디스카운트를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