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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젤렌스키 전격 회동…러·우 휴전 협상 물꼬 틀까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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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앞서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선으로 약 30분간 3자 회동을 진행했다고 연합뉴스가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선거 승리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만나 대화한 것은 처음이다.
회동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애초 일정은 트럼프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각각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는 계획만 잡혀 있었으나,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해 3자 회동이 이뤄졌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동에 40분 넘게 지각했고,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동이 시작될 때만 해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에 부정적이었으나 막판에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고,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재임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곤 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요구하는 휴전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당선인 주변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상당 부분을 점령한 현재 전선을 그대로 동결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유예하는 방안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당할 처지에 놓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내줄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내준 영토는 이후 협상을 통해 되찾아오겠다는 것이다.
양보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트럼프 당선인과 주파수를 맞춰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지난 4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리우 예르마크가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들과 연쇄 회동했다.
이어 양국 정상의 만남이 이날 성사된 것이다.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동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훌륭하고 생산적인 만남이었다"며 "우리 모두는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한 방식으로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민들에 대해, 전장의 상황에 대해, 그리고 공정한 평화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계속 연락을 유지하며 협업하기로 했다. 힘을 통한 평화는 가능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전략 원칙인 '힘을 통한 평화'에 보조를 맞추되, 두 차례에 걸쳐 '공정한'(just) 평화라는 우크라이나의 협상 원칙에도 반복해 강조점을 찍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후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평화가 공정하게 이뤄지려면 우리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 없이는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는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인지, 러시아의 맹공을 견뎌낸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강인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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