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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탄핵 정국에 환율 급등… 연말 특수 사라진 식품업계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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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확정과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인한 탄핵 정국 등으로 고환율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엔 위기감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사회·경제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만큼 연말 특수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수입 원재료 부담이 커져 식·음료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뉴스1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에 형성돼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가치가 급등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까지 불안해지면서 당분간 원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야간 거래에서 환율은 1442원까지 상승하면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식품업계는 원화 약세 현상이 장기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밀가루·대두·옥수수·팜유·치즈·원두 등 대부분의 곡물 및 식품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즉 환율 상승은 곧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 출범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원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식품 기업의 원재료 매입 원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줄줄이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올 하반기 국내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제품 가격을 올렸다. 오리온은 초콜릿 함유 제품 13종의 가격을 지난달 1일부터 평균 10.6% 인상했다. 샘표식품은 양조간장(500g) 가격을 11.3% 올렸고, 동서식품은 맥심 커피믹스와 카누의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업체는 이번 고환율 상황에서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원재료를 수입하는 경우라면 그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강달러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자재 수급 안정화 방안을 찾고 있다”며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이제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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