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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부결 후폭풍] 촛불 켜진 광장...韓경제 등불은 꺼져간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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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적·불법적 비상계엄 시도로 국정 혼란을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이 더 크게 타오르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풍전등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 침체에 정국 불안이 더해진 내우(內憂)에 트럼프 재집권과 미·중 갈등 격화 등 외환(外患)까지 겹쳐 올 연말을 넘어 내년 이후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어둠 속 등불이 될 리더십도 실종된 상태라 민생 파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 사령탑을 역임한 바 있는 한 전직 고위 관료는 8일 아주경제신문과 통화하며 "성장 잠재력 추락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수립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정치적 위기까지 삼각 파고가 들이닥쳤다"며 "도대체 해법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관료도 기업도 은행도 손 놓고 쳐다만 보는 형국"이라며 "경제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인식 전환을 통한 리셋에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여야 간 극단적 갈등과 정국 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는 경제에 재앙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향방이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 가계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이 하릴없이 지연될 공산이 크다. 주요 기업들도 경영 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어 고용과 투자, 세수 등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금융·자본·외환시장은 패닉 상태다.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19.2원을 기록했다. 1400원대 환율이 고착화할 조짐이어서 외국 자본 이탈, 수입물가 상승, 에너지 가격 불안 등이 걱정된다.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백악관 재입성이 예고된 상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수립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와 수출 감소, 과도한 비용 청구 등에 대응할 컨트롤타워를 정비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를 쓰러뜨리는 마지막 일격이 될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성명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총력을 다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대외 신인도에 한 치 흔들림이 없도록 확고하게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미 복지부동에 돌입한 공직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험로가 예상된다.

최 부총리는 경제 문제에 여야가 없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 경제 안정을 이루고 대외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국회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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